2010년 10월 27일 수요일

종교개혁의 의미 - 파리 혁신교회 이우성 목사

종교개혁은 우상화된 교권과 미신의 허구를 지적하며 중세를 마감한 사건으로서 기독교사와 세계사에 독특한 궤적을 남겼습니다.

하지만 종교개혁의 이념 자체가 새로웠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고대 히브리 종교는 자연 세계 내의 어떤 것도 신이 아님을 갈파하여 우상숭배를 부정했습니다. 배타적 유일신론 주장이라고 오해되는 십계명의 제1계명도 실상은 신 아닌 것에 종교적으로 종속되는 미신을 경계한 조항이었습니다.

예수운동이 추구한 하나님 나라도 통치 이데올로기 역할을 하던 신성한 집단, 장소, 인물 등에 대한 통렬한 비판이었습니다. 정치적, 종교적 메시아에 대한 기대가 붕괴되는 지점에서 그리스도 고백, 즉 기독교가 시작되었습니다.

또한 로마제국의 종교가 되며 이교 문화와 습합되어 기독교 정체성의 왜곡이 일어나게 되자, 교회사에는 세속적 미신적 교조적 흐름을 거부하는 다양한 문제제기들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와같은 기독교 정체성 회복에 대한 기운이 충분히 응축되었을 때 종교개혁이 발생한 것입니다.

결국, 종교개혁은 한 교파나 교단을 만든 운동이 아니라 기독교의 정체성이 무엇인가를 자문한 역사 속에 있습니다.

그러나, 종교개혁 이후 50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이 물음은 해명되어야 할 물음으로 남아있습니다. 개신교 교회만이 아니라 모든 기독교는 종교개혁의 문제제기 앞에서 진지하게 서야 할 것입니다.

1517년 10월 31일 루터가 비텐베르크 문 위에 붙인 정신은 21세기 오늘 기독교의 문 위에도 여전히 붙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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