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에 잠깐 다녀가는 사람이나, 오랜 기간 살고 있는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불평이란, “프랑스 사람들은 느리고 비효율적이며 게으르다”는 것이다. 더러는 “이런 식으로 가다간 머지않아 망할 것” 이라며 악담성 예언을 하기도 한다.
세계에서 가장 일 많이 하고 효율적인 한국 사람들의 당연한 관찰이다. 그러나 인건비 비싼 프랑스에서는 어느 조직에서나, 최소한의 인원만 써야 하고, 일손이 딸려 서비스가 느린 경우가 많다.
최근, 세계 노동기구(ILO, OMT)가 조사한 결과, 그리고 각 경제단체의 연구 발표는 한국 사람들이 보고 느끼는 것과는 정 반대라고 밝히고 있어 충격적이다.
알고 보니 프랑스 사람 게으르지 않다
일정시간 동안 투입된 노동량과 그 성과인 생산량과의 비율인 ‘노동생산성’을 보면 확연히 드러난다.
노동 시간이 적은 프랑스 사람들의 생산성은 아주 높고, 반대로 세계 최장의 노동시간을 자랑(?) 하는 한국의 생산성은 아주 낮게 나타나고 있다는 사실이다. 한국의 지식경제부는 프랑스는 생산성이 좋아지고 있으나, 한국은 점차로 더 나빠지고 있다고 우려를 나타낸다.
1 인당 연간 근로시간은 한국은 2387시간으로, 프랑스(1468시간)와 독일(1354시간)보다 연간 1000시간 가까이 더 일한다. 주당 근무시간은 한국이 45시간, 프랑스는 39.1시간 일하는 반면 생산성은 프랑스가 월등히 더 높다.
제조업 생산성의 경우는 더하다. 한국은 28.8달러, 미국은 50달러 프랑스는 44달러로 월등히 차이난다. 자동차, 금속 등의 특정 분야에서는 프랑스의 생산성이 미국, 일본을 앞지르기도 한다.
어느 통계에서나 한국의 근무시간은 아시아 후진국보다도 더 길고 생산성은 유난히 낮다. 한마디로 일하는 시간만큼의 채산성이 낮다는 얘긴데, 역설적으로 얘기하면, 그 정도로 일을 했기에 이만큼이나마 이루었다는 것으로 볼 수도 있다.
프랑스의 생산 현장을 방문하는 한국의 전문가들이 프랑스 직원들의 생산성이 아주 높다고 칭찬하는 것을 볼 수 있다.
건실한 프랑스 회사에서 오랫동안 근무 해 본 사람이면 잘 안다. ?일을 감당 해 낼 기본 능력이 있어야 하고, 프랑스 사람들의 노동강도(强度)가 아주 세다는 것. 꾀부릴 생각 말고, 빡세게 일해야 한다.“는 사실을...
생산성 수치만 보더라도 일 많이 하는 ‘야근공화국’ 한국의 효율성이나 조직 운영에 분명 무슨 문제가 있는 것이 틀림없다.
수직조직 한국, 수평조직 프랑스
한국회사는 회장, 사장, 전무, 상무…. 사원. 보통 거의 20여개에 가까운 계급을 둔다. 아래 위가 분명하며, 아래 직원은 윗사람에게 복종해야만 한다. 수직성, 전투군대 조직이다.
? 김 과장님, 이 부장님… ? 식으로 직책 붙여 존경해야하며, 딱딱하고 공식적이다.
건의 사항은 당연히 순서를 밟아 윗선으로 올려야 한다. 군대식 진급제도가 있어, 어제의 부하가 오늘의 상사가 될 수 있고, 진급에 누락 되면 무능한 사람으로 찍혀 회사를 떠나야만 한다. 고용주로서는 미운 직원 해고하기 좋고, 종업원으로서는 잔인한 중세기 노예 제도인 셈이다.
반면 프랑스는 계급이 불분명하다. 최소한의 책임자와 평직원 밖에 없다. 직원들은 서로가 동료로 선후배도 없다. ? 프랑스와, 쟝뽈… ? 등 이름을 부르며, 사장도 부장도 이름 뒤에 직책을 붙이지 않는다. ? 사람위에 사람없는 ? 수평조직이지만, 이상하게 잘 돌아 간다.
일 말고는 사람들로 인한 스트레스 받을 일이 거의 없다.
결국 노동생산성은 사람과의 관계가 가장 중요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한국 / 프랑스 직장인들의 고통과 행복
한국회사에 다니는 사람들의 동료, 상사, 부하들로 인한 스트레스는 이루 말 할 수 없다. 직장의 인간관계로 인한 스트레스가43.7%로, 업무 스트레스(36.5%) 보다 월등히 많다. 일부 대기업에서는 80%가 직장 동료(상하사) 간의 스트레스로 못살겠다고 도 한다. 동료가 아니라, 맹수들의 정글 속에서 수 많은 적들과 일하고 있는 것 같다.
프랑스 회사의 직원들은 77%가 직장에서 행복하며, 행복한 이유로 86%가 직장사람들과의 관계와 소통이 좋아서… 라고 대답하고 있다.
보 통의 프랑스 회사에서는, 모든 일을 법과 규정대로 하니, 이의를 걸 일도 없다. 각 직원에게 권한도 위임하며, 동시에 책임도 지게 하니 생산성이 향상 될 수 밖에 없다.
물론 프랑스의 조직체계가 이상적이라고 볼 수 만은 없다. 최근 프랑스의 세계적 기업 몇 군데에서 업무 스트레스로 인한 자살자 문제로 시끄럽다. 세계 어느 나라나 공통이다.
무능한 직원이 한가하게 일하며 봉급많이 타는 조직이 잘 되는 법은 절대 없다. 같은 일 하면서, 프랑스 직원은 중국직원의 세배, 네배의 임금을 받는다. 그렇다면, 적어도 두배, 세배 이상의 생산성과, 품질의 절대 우위를 보여야만 살아 남을 수 있다.
프랑스에는 아픈사람, 은퇴한 사람 빼고는 전부가 일 한다. 아이들 기르며 맞벌이 하는 젊은 프랑스 여인들이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쉬지않고 바쁘게 뛰어다니는 모습을 보고도, 프랑스 사람들이 게으르다고 말 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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