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0월 18일 월요일

일상을 포착하는 능력

일상을 포착하는 능력


삶을 유지하는 것은 무엇일까?

사실 항상 우리는 삶을 유지하는 것에 둘러쌓여 있을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삶이 유지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무엇 보다도 지금 살아있다는
사실이 그 가장 강력한 증거일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그것을 우리가 잘 인식하지 못한다, 안한다는 것이다.

 못한다고 하면 할 수 있는 능력의 부족이 문제가 될 것이고, 안한다라고 하면 신이
 인간에게 부여한 축복중에 하나인 호메오타시스 (Homeotasis ; 항상성)가
그 주된 이유일 것이다.  사실 매사 모든 일을 하나하나 기본부터 새로이 인식하며
생활한다는 것은 얼마나 저주일 것인가.  그런 면에서 망각 또한 축복이라 불릴 만
할 것이다.  하지만 통상적으로 우리는 망각을 축복이라고 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기억력이 좋은 것이 축복이기는 하겠지.

 그렇지만 지금 이야기 하고 싶은 것은 삶을 유지하는 것의 인식의 문제를 말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 인식은 수도자들이 수행을 하면서 더욱 확대할 수 있는 능력이지만
 일상에서도 약간은 맛 볼 수 있다.  수 십 년 전 어렸을 적 어머니가 해 주시던 하얀
 쌀밥 (혹은 잡곡밥 이라도 좋다.)에 된장찌게의 맛을 기억하는지?  그 때는 놀기가
 바빠서 맛도 모르고 먹었던, (때로는 밥 안먹는다고 떼 쓰다가 결국 한 끼 금식형을
 받기도 했었지만) 맛이었는데, 혹시 지금 딱 한 번 만이라도 그 때의 그 맛을 보고싶은
 생각이 든 적은 없었는지?   아니면 매일매일 지하철이나 버스로 출퇴근하면서
 지나다니던 길인데, 어느날 아침 출근길에 창밖으로 바라본 너무나 익숙하면서도
 아름다워서 더욱 낯 선 정경을 본 적은 없었는지?  혹자는 이런 것을 깨달음의
 순간이라고 할 지도 모르겠다.

  오늘 당신이 당면한 깨달음의 순간은 그러면 무엇인가?  어떤 느낌으로 다가왔는가?
 그 순간에 느꼈던 아름다움에 대한 찬탄 혹은 소매치기를 쫒다가 포기하는 순간의
 그 사람의 허탈한 표정에 대한 때늦은 연민 혹은 증오인가?  그렇다면 그 모든 것은
 당신의 것인가?  혹은 그 객체의 것인가?  일러한 생각을 하고있는 당신의 마음속에
 회전하고 있는 코스모스는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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