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2월 22일 수요일

딸들의 당당한 미래

프랑스의 부르봉 왕조는 아들을 계속 낳아, 천 년을 이어온 집안이다. 남녀가 평등한 요즘에도 집안의 이름을 이어가는 아들을 선호하는 풍습이 있다.
한 국에는 아직도 남아선호사상이 남아있고, 중국 인도 그리고 아프리카의 회교국가들도 크게 다르지 않다. 신생아들의 성비(性比)는 지금의 프랑스나 한국처럼 남자 105명에 여아 100명이 정상인데, 중국 인도 등에서는 태아 성감별로 매년 6천만명의 여아를 낙태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때문에 성비 불균형이 120~130대 100에 이르러 위태로운 지경에 이르고 있다. 최근들어 “죽어가는 딸들을 구하자”는 운동을 벌이고 있으나 별 효과가 없다. 지금 중국에는 신부를 구하지 못하는 남자가 급증하여, 여자아이가 태어나기도 전에 돈내고 신부감을 예약하는 «와와친(娃娃亲)»풍습마저 생길 정도다.
다행히 한국은 25년만에 남녀 성비가 정상으로 돌아왔다. 그러나 한국사람 두 명 중 한명꼴로 한국여자들의 능력과 활약은 여전히 무시되고 있다.
최근 프랑스 교육통계국과 여러 단체에서 남녀의 차이와 그 변화를 연구발표 하였다. 여(女)들은 당당히 행진하는데, 남(男)들은 제대로 따라오지도 못하는, 지금까지의 고정관념을 완전히 뒤엎는 충격적인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떡잎부터 다른 프랑스학교에서의 남녀차이
우선 17세의 남녀 고등학생들을 보자. 남학생은 42%가 학교에 다니고, 여학생은 55%가 다니고 있다. 남학생의 3분의 1만 대학에 진학하지만 여학생은 절반이 진학하여 학사학위를 받는다. 학업을 포기하는 15만명중 남학생이 10만명이다. 글을 제대로 읽지 못하는 독서장애자 10명중의 8명은 남자다. 문제는 남녀 간의 실력차이가 해마다 점점 더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오늘날 프랑스의 유명 그랑제꼴에 다니는 뛰어난 프랑스 엘리트의 56%가 여학생들이다. 가장 어려운 공부인 의사, 판검사, 건축 등도 80%가 여학생으로, 심지어 지금까지 남학생들의 아성이었던 수학과목 조차도 여학생들에게 뺏기고 있다. 여학생들의 남학생 추월 현상은 모든 OECD국가에서 고루 나타나고, 특히 프랑스에서 심하다.
 
이민의 딸들은 히잡대신 연필로
회교 전통사회의 지독한 남존여비에서 해방되는 길은 학업성적이다. 때문에 아랍계 집안 딸들의 실력이 아들들보다 월등히 뛰어난다. 51%가 상급대학에 진학하여 33%밖에 안되는 남자아이들을 누른다. 당연히 좋은 학교의 졸업장을 손에 쥔 아랍여자들은 쉽게 취직하나, 남자들은 실업자의 대열에 참가하며 온갖 사회문제를 일으킨다. 여자들의 수입이 훨씬 더 높은 것은 물론이다. 교육의 기회를 박탈당하던, 회교가정의 엄마들이 딸들의 교육에 훨씬 더 열성적인 결과이기도 하다. 이민자들의 가정에서는 어릴 때부터, 아들에 대한 기대가 크며,  투자를 아끼지 않으나, 결과는 정반대이다. 높은 기대를 받던 아들들이 결국은 낙오자가 되어, 프랑스 사회와 그들의 가정에서도 천대받고 있다.
세계 어디서나, 보장받는 여성의 앞날 
포츈(Fortune)지가 선정하는 세계 500대 기업의 책임자들이 빠른 속도로 여성화되고 있다. 재계, 정계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여성이 남성을 지배하고 있다. 이 경향은 경제위기로 사회 각분야에서 남자들을 몰아 내면서 부채질 하였다. 2007년 미국은, 1천1백만개의 일자리를 없앴는데, 2/3가 남자들이 차지하던 자리였다. 프랑스는 2008년 부터의 실업폭풍으로 일자리를 잃은 남성이 여자들보다 두배로 많았다. 여자들보다 시원챦은 남자들의 학력문제도 주요인이었다. 이제는 수탉이 알을 품듯, 남자가 집에서 살림하고 아이들을 기르는 게 비정상이 아닌 세상이 되었다. 카나다에는 남자전업주부가 3년 전의 세배로 늘었다. 
전 세계적으로 여성이 벌어들이는 수입은 3년 후에는 지금보다 50%나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지금처럼 여성근로자의 근로 조건이 계속적으로 개선된다는 전제에서 말이다. 프랑스에서 비정규직으로 일하는 노동자의 80%가 여성 근로자이다.
지금 미국의 20대 미혼여성은 같은 또래의 남자직원보다 8%가 더 많은 수입을 올리고 있다. 물론 출산휴가가 걸림돌이긴 하다. 프랑스에서 출산으로 인한 수입의 감소는 11%에 이른다. 그러나 여성들의 조용한 혁명은 계속 되고 있다. 미국, 카나다 쪽의 여성 고급인력의 증가는 눈부시다. 의학, 약학, 기술, 건축분야의 여성 진출은 6%가 늘어42%나 된다. 불황으로 인한 극심한 경쟁 또한 좋은 학교에 좋은 성적을 가진 여성에게 유리하다. 여성에게 기회를 주지 않던 보수적인 프랑스 주식상장 40대 기업(CAC 40)의 임원중 15%가 여성으로, 2007년 보다 7%나 증가했다.
시대에 뒤진 한국의 여성인력정책
10년 전부터 한국관료와 전문가들이 출산장려정책과 여성의 사회 진출을 연구한다며 프랑스 정부 관계기관을 방문하고는 하였다. 그러나 정책변화는 달라진게 하나 없고, 문제를 방치한 채 세월만 흘러 지금은 벼랑끝에 와 있다. 한국에서 살고 있는 외국인들이 가장 놀라는 점은, 뛰어난 여성인력과 4~50대 장년을 직업전선에서 몰아내는 정책이다. 그러면서 노동력이 부족하다며, 외국인 이주노동자를 인구대비 일본의 두배나 수입하고 있다.
한국여성의 취학율은 세계 27위로 선진국 수준이다. 그러나 여성 경제활동 참여율은 59위, 행정관리직 진출은 112위로 후진국중의 후진국이다.
한 국에서도 이제 전업주부(專業主婦)는 점점 줄어들고, 맞벌이 부부가 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최근 국회의원들의 피튀기는 몸싸움 장면과, 그 틈바구니에 끼여 있는 여성들을 보면, 한국여성들은 태권도부터 배우고, 사회에 진출하여야 할 것 같다. 프랑스의 여성 국회의원(107명)들이 이 장면을 보고 어떤 생각을 할지 궁금하다.
국민소득 2만불된다고 저절로 선진국 되는 건 아니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