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월 19일 수요일

비좁은 땅에 넓게 사는 한국, 넓은 땅에 비좁게 사는 프랑스

프랑스 땅은 55만 평방킬로(Km²)로 남한 땅의 5배다. 그러나 산이 별로 없는 평지의 나라라, 유용 가능한 땅은 한국의 20배 정도에 1년 내내 비가 고르게 오는 천혜의 환경이다. 프랑스가 유럽인구의 반을 먹여 살리며 미국에 이어 농산물 수출 2위인 이유다. 세계 경제위기가 와도 먹고 살 걱정 없는 몇 안 되는 선진국 중의 하나이다.
한국은 산 빼고, 강 빼고 길 빼고 나면 남는 땅이 별로 없는 비좁은 나라다. 인구밀도는 높고 대다수의 사람들이 도시에 몰려 살며, 땅사기, 집사기에 필사적이다. 한국에는 항상 자동차로 가득차 있고, 고속도로와 국도 지방도로들이 사방팔방(四方八方) 뚫려있다. 소형차들이 대부분인 좁은 길, 작은 빠리를 보면, 과연 프랑스가 세계 5위의 경제대국이며 국민소득이 한국의 두 배나 잘사는 나라인지 의심이 간다.
새 해를 맞이하여 지구촌 구석구석에 불안한 기색이 돌고 있다. 하룻밤 자고나면 물가들이 엄청나게 올라있어, 3년전의 불황을 다시 시작 할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이 돌고 있다. 유럽각국 정부들도 인플레를 걱정하며 기름값 등 물가상승에 대비하기 시작했다. 
한국 은 수출하여 번 돈으로, 모든 것을 외국에서 사와야 한다.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 오른 만큼 충격이 온다. 이젠 빠리 물가에 육박하게 비싼, 서울의 식료품, 생필품 가격이 설 명절을 앞둔 주부들을 한숨 쉬게 하고 있다. 그외에 투기성 대형 아파트만 건설하고, 실수요자를 위한 소형 아파트 건설을 게을리 한 부동산정책으로, 최근 전세대란(傳貰大亂)이 서민들을 추위에 떨게 하고 있다. 세계에서 유일한 한국의 전세제도는 집값이 항상 올라야 유지가 된다. 부동산 투기를 부추기는 전세제도는 이제 사라질 때가 되었다.
절약은 프랑스인들 생활의 일부
프랑스인들의 절약정신을 알지 못하고 프랑스에서 오랫동안 사는 한국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프랑스인들은 쓸데없이 큰 집에 살지 않고, 큰 차 몰지 않는다. 소형차가 65~70 %를 점유한다. 아직도 85%가 수동기어차다. 프랑스 사람들은 식구 수와, 용도에 따라 집을 구한다. 30평 이상의 아파트들은 귀하다. 가구들은 공간을 적게 차지하도록 만든다. 작은 아파트에서 사는 사람들은 낮에는 소파, 밤에는 침대가 되는 겸용침대를 쓴다. 식탁은 식구들끼리 쓸때는 접어서 작게 하고, 손님이 올 때는 길게 하여 여러명이 앉게 한다. 또 작은 옷장을 책상으로 쓰는 2중 용도의 가구 등 좁은 주거시설에 맞는 아이디어 가구들이 많다. 
프 랑스인들은 쇼핑의 50%를 법정 할인기간(Solde)에 한다. 간단히 시장을 볼 때에도 가격과 품질을 철저하게 살핀다. 프랑스인들이 제일 혐오하는 것이, 브랜드 이름만 보고 비싼 돈 내는 명품쇼핑이다. 전화로 배달서비스를 주문 하는 일도 아주 드물다.
한국에서 파리를 방문한 지인 중에 좁은 집에서 같이 묵기를 원하는 방문객들이 있다. 홍삼엑기스 몇 병을 숙식비 대신 선물로 내 놓는다. “어려운 프랑스 생활에 고생이 참 많구먼…” 하며, 작은 자동차와 비좁은 아파트를 보고 측은한 표정 지으며, 몇 날 몇 일을 뭉갠다. 비싼 호텔값 줄인 돈으로 명품가방 여러 개 사고는 “서울에 오면 우리집에 와, 빈 방이 서너 개는 되니까…”라며 염장을 지르고 귀국 비행기에 오른다.    
한국은 지상 최대의 낭비국가
한국은 산유국이 아니다. 그런데, 한국사람들이 타는 자동차는 전부 기름 많이 먹는 중대형에 오토기어다. 프랑스 소형차보다 두 배 이상의 기름을 먹는다. 장애도 아니면서 편하게 운전하며 비싼 기름 퍼붓는 한국 운전자들을 이해하기 힘들다. 지난 해, 한국의 소형차 점유율은 2% 대로 떨어졌다. 많은 한국사람들은 프랑스 대통령보다 훨씬 더 큰차들을 탄다. 한국은 아직도 자동차가 신분의 상징인 후진국형이다. 소형 «아줌마 차» 타고는 대접을 못 받으니, 새로 뽑은 대형 «사모님 차»가 필수적이다.
중산층 가정의 집들은 너무 크다. 노부부 단 둘이 사는 집도 4~50평형이 많다. 여름에는 에어컨 쓰고 겨울에는 강력 난방으로 한여름처럼 반팔 입고 산다. 전기의 30%를 원자력 발전에 의존하는 한국은 80%가 원자력인 프랑스보다 전력 낭비가 훨씬 심하다.
한 국의 나라 빚 계산 방법도 특이하다. 국영기업체, 지방자치단체의 빚은 빚이 아니다. 한국 지방자치단체의 청사들은 에너지낭비의 초호화판이다. 시의원들은 해외여행다니며 저질 손님으로 명성을 날리고 있다. 많은 지방자치 단체들이 빚에 짓눌려, 직원봉급도 힘들게 주면서도 외유비용은 펑펑 쓴다. 국영기업체의 빚은 결국 국민의 세금으로 갚아야 한다. 파산한 지방자치단체는 외국에 팔 수도 없는 애물단지다.
한국의 관청건물들은 프랑스의 비좁게 쓰는 청사에 비하면 몇 배나 되는 엄청난 규모를 자랑한다. 298명의 의원을 가진 여의도 국회의사당은, 577명의 프랑스 하원건물의 세배 이상 크다. 하긴 싸움박질 잘하려면 큰 건물이 필요하긴 하겠다.
경제가 잘 돌아 갈 경우, 적당한 낭비는 크게 문제 되지 않는다. 그러나 위기가 올 경우 기초가 허약한 건물과 나라는 쉽게 쓰러지기 마련이다. 낭비하며 돈 자랑하는 사람도 한국사람이지만, 두 평짜리 지하 쪽방에 사는 기초생활자도 한국국민이다. 최저생계비 42만원 받아, 절반(20만원)을 쪽방세로 내고, 5만원은 병원비로 내고나면, 15만원으로 한달 끼니를 해결하는 쪽방촌 주민, 독거노인, 고시원생이 수 만 명이다. 이런 비참한 빈곤층, 소외계층 외면하며,  «한국은 G20 개최한 선진국» 이란 말 할 자격이 없다.
일본이 20여년 간의 불경기를 이겨오는 단 한가지 방법이란, 나라도 국민도 근검절약하기 때문이다. 한국은 근본적으로 낭비를 유발하는 제도들을 절약형으로 바꾸어야한다. 한국사람들의 자동차가 프랑스 대통령차 보다 크다고 한국을 부러워하는 사람은 어디에도 없다.
【Hak SON / gauloise2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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