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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2월 25일 목요일

세법 시행령 개정 [기업 채찍질] - 기업이 너무 많은 현금을 보유하는 문제에 대한 정부의 개인활동



◇투자·배당·임금인상 게으르게 한 기업에 세금폭탄=기업소득환류세제의 과세기준율은 투자 포함 시 80%, 투자 제외 시 30%로 정해졌다. 정부가 지난 세제개편안 발표 당시 기준율 범위를 각각 60∼80%, 20∼40%로 제시했던 것과 비교하면 비교적 높게 책정된 셈이다. 투자로 인정되는 범위도 최대한 좁게 한정했다. 정부는 대기업들이 국내 투자보다 해외 자회사 설립 등 해외 투자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국내 투자 활성화를 위해 해외 투자는 투자에서 제외했다. 기업이 투자를 했어도 2년 안에 이를 양도하거나 임대할 경우 역시 투자로 인정받을 수 없다.

반면 배당소득증대세제를 통해 세금감면 혜택을 받는 ‘고배당 상장기업’ 요건은 최대한 확대했다. 직전연도 대비 배당금 증가율을 산정할 수 없는 신규 상장기업이나 무배당 기업에도 혜택을 주기 위해 이들 기업은 배당성향과 배당수익률이 시장 평균보다 130% 이상일 경우 고배당 상장기업으로 인정해주기로 했다. 내년부터 고배당 상장기업의 배당소득에 대해 원천징수 세율은 14%에서 9%로 인하되고, 대주주 등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도 세율이 31%에서 25%로 낮아진다. 논란이 됐던 고액 연봉자 기준은 연봉 1억2000만원으로 결정됐다. 올해 중산층 연소득(5700만원)의 배 수준으로 잡았다는 게 정부 설명이다.

◇가계소득 얼마나 나아질지는 미지수=가계소득환류세제를 통한 정부의 과세 목표액은 0원이다. 이 세제를 마련한 목적이 세금을 걷는 게 아니라 기업들에 근로자의 임금을 올려주라는 것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그러나 이 세제를 통해 기업이 임금 증가, 투자, 배당을 얼마나 늘릴지는 알 수 없다는 입장이다. 기업들이 임금을 올리지 않고 대신 투자와 배당에 힘써도 과세를 피할 수 있다. 기업 입장에서는 대주주가 이익을 보는 배당소득을 늘릴 공산이 크다. 실제 삼성전자와 현대차가 내년 배당을 크게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정부는 기업들이 배당소득증대세제 혜택을 보기 위해 배당을 늘리면 이를 통해 가계소득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당장 여유자금이 없는 저소득층보다는 주식 투자에 힘쓰는 고소득자에게 효과가 돌아갈 공산이 크다.

직전 3년 평균 임금증가율보다 높게 임금을 올려주는 기업에 10% 세액공제(대기업은 5%)를 해주는 근로소득증대세제 역시 이를 지키지 않을 경우 벌칙을 받는 게 아니라 인센티브 개념이다. 한번 올려주면 내리기 힘든 인건비를 가장 부담스러워하는 기업 입장에서 적극적으로 이를 이용할지는 미지수다.

정부는 지난 세제개편안을 마련하면서 내부적으로 근로소득증대세제를 통해 내년 한해에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500억원씩 1000억원의 세금감면 혜택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역으로 계산하면 내년 임금 증가분을 대기업 1조원, 중소기업 5000억원으로 잡고 있는 셈이다.

세종=이성규 기자 zhibago@kmib.co.kr

2012년 8월 26일 일요일

명장의 자기 향상 방법

명장의 자기 향상 방법

1996년 한국 최초로 금형명장에 임명된 고재규 명장. 

금형 경력 38년.

단 1 마이크로 미터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는 금형의 세계에서

그는 이미 최고에 서 있다.

자동차에서 첨단 휴대폰까지, 그는 한국 제품의 '형태'의 거장이다.

이미 최고의 자리에 서 있지만 그래서 더 두렵다.

최고의 자리에서 멈춰 있다는 것은 곧 도태된다는 것이다.

세계가 바뀌고, 기술이 진보하고, 새로운 재능있는 사람들이 또 나타난다.

아무도 가르쳐 주지 않는 명장이 한 발 더 앞으로 나가는 방법

그는 나이 50대 후반에 또 대학원 과정에서 밟고 있다.

전문분야와 관련된 Insight 를 더욱 확대할 수 있는 방법은 인접분야를 넓게 바라보는 것이라는 진리를 본능적으로 느낀다.

그는 또한 다른 사람을 많이 가르친다.   명장에게는 가르치는 것이 곧 배우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그는 후배들에게 항상 가장 기본적인 것들을 이야기 한다.   정리정돈하라.  깨끗이 하라.

2012년 1월 17일 화요일

고속 승진하며 인정받는 직장인의 공통점

고속승진을 하며 회사에서 인정받는 직장인들의 공통점은 ‘주어진 업무를 끝까지 확실히 해낸다’라는 설문결과가 나왔다. 취업포털 인크루트( www.incruit.com)가 직장인 272명에게 ‘고속승진하는 주변 직장인의 공통점’에 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회사에서 인정받는 고속승진 직장인의 비결 1위는 ‘주어진 업무를 끝까지 확실히 해낸다’(25.7%)인 것으로 답했다고 17일 발표했다.

근소한 차이로 ‘상사와 친분과 평판이 좋다’(24.6%)가 2위를 차지했고 ‘학연·혈연·지연 등 사내에 서포트해주는 사람이 있다’(20.2%)가 3위에 올랐다. 그 밖에 ‘중요한 프로젝트로 성과를 내거나 매출에 직접적인 도움을 준다’(16.5%), ‘성격이 좋고, 사내 인간관계가 좋다’(7.4%), ‘일찍 출근하고 늦게 퇴근하는 등 늘 성실한 모습을 보인다’(2.9%) 순으로 조사됐다.(기타 2.6%)

업무상 인맥관리가 승진 등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매우 도움(57.4%), 다소 도움(34.2%)으로 전체 응답자 91.6%가 도움이 된다고 답했다. 직장인이 사내에서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 직접 해본 것에 대해(복수응답) 묻자 ‘출근 빨리, 퇴근 늦게, 성실함을 보여준다’(31.3%)를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궂은 일 도맡아 하기’(29.4%), ‘다른 사람 업무까지 대신해주기’(16.2%), ‘회식, 간식 등 소소한 것 챙기기’(8.1%), ‘자신의 SNS나 블로그 등에 업무관련글을 올리면서 열정 보이기’(7.0%), ‘상사의 SNS나 블로그 등에 댓글다는 등 잘보이려 노력하기’(4.8%)순이었다. (기타 9.9%). 하지만 27.6%의 응답자는 ‘특별히 하는 것이 없다’고 답했다.

2011년 12월 20일 화요일

<김정일 사망>관상으로 본 김정은, 북한의 앞날은?

<김정일 사망>관상으로 본 김정은, 북한의 앞날은?

2011-12-21 11:48
새로운 체제의 북한을 이끌어 갈 김정은은 지도자로서 어떤 모습을 보일까. 헤럴드경제는 국내 인상학 1호 박사 주선희 원광디지털대학 얼굴경영학교수의 도움을 받아 김정은의 얼굴을 바탕으로 차기 지도자로서의 그의 성향을 분석하고, 앞으로 보여줄 통치 스타일을 가늠해봤다.

▶가늘고 긴 눈썹-고운 눈매…대인관계↑=김정은의 장점은 가늘고 긴 눈썹과 고운 눈매에서 드러난다. 눈썹이 마치 여성의 눈썹처럼 차분하게 누워있다. 가늘고 긴 눈썹은 사교적인 성격을 나타낸다.

주 교수는 “살집이 있고 인상이 차가워 사나워 보이는 면이 있지만 대인관계에서 필요한 경우엔 괴롭더라도 인고하면서 상대를 자기편으로 만드는 살가운 성격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눈썹 주변에 발달한 근육도 그의 사교적인 성격을 가늠케 하는 증거다. 눈썹은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이 관장하는 부위. 눈썹 인근 근육이 발달했다는 것은 감정 표현이 잦고 적극적이라는 의미다.

▶처진 입꼬리-좁은 인중…성급한 성격=하지만 처진 입과 입꼬리 옆 근육, 또 코와 입 사이의 짧은 인중은 그가 급한 성격임을 보여주는 증거다.

김정은은 얼굴 크기에 비해 상대적으로 입이 작고 입꼬리가 아래쪽으로 처져있다. 어린 시절엔 관골(광대뼈)이 도드라지고 입이 커 활발해보였으나 성장하면서 관골은 살에 가려지고 입을 비롯한 이목구비가 상대적으로 작아진 것.

주 교수는 “ 사람이 책임감이나 중압감을 강하게 느낄 때 입꼬리가 아래로 내려간다”며 “입꼬리 옆 근육이 심술보처럼 불룩한 것은 심기가 불편한 데도 아무렇지도 않은 듯 무덤덤한 표정을 지을 때 만들어 진다. 또 인내를 요할 때 어금니를 지그시 깨물게 되는데 이때 발달한 턱 근육이 입꼬리를 아래로 당겨 자연스럽게 입이 처진 것”으로 분석했다.후계자 수업이 시작된 이후 그의 삶이 즐겁지 만은 않았음을 짐작케 한다.

큰 얼굴에 비해 코와 입 사이 인중이 짧고 윗입술이 말려 올라간 것도 특징이다. 주 교수는 그 이유를 급한 성격에서 찾았다. 급하게 말하고 행동하다보니 인중근육이 발달하여 짧게 느껴지는 것. 주 교수는 “급한 성격이 주변 사람들을 힘들게 했을 것이지만 윗사람에게는 일을 빠른 시간 내에 처리하는 모습 등 만족스럽게 보였을 수 있다”고 말했다.

▶울퉁불퉁한 이마…개척형ㆍ노력형=아버지 김정일은 동그랗고 잘생긴 이마를 가졌었지만 김정은은 눈썹 윗부분의 근육발달로 이마가 전반적으로 매끄럽지 못하다.

주 교수는 굴곡진 이마를 통해 “그가 이제껏 자신의 인생을 개척해온 것을 엿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마 폭이 볼의 폭보다 좁고, 눈썹에서 머리털로 이어지는 이마의 높이가 좁은 김정은의 또다른 특징도 그가 두뇌에 비해 행동력이 뛰어나고 열심히 노력하는 성향임을 보여준다.

주 교수는 “김정은은 이중적인 경향이 있다. 자신이 필요할 때는 속마음을 감추고 좋은 대인관계를 유지하며 원하는 것을 얻고, 필요 없을 때에는 상당히 급하고 여유가 없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따라서 그의 의중을 정확히 가늠하기란 더욱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주 교수는 “우리도 준비가 필요하다. 지금이야 김정은이 속내를 드러내지 않겠지만 어느 정도 북한 내부를 장악하고 나면 끝까지 손 놓고만 있진 않을 것”이라며 “여유가 없는 성급한 결정을 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박수진 기자@ssujin84>
/ sjp10@heraldm.com

2011년 10월 31일 월요일

5565세대, '마의 10년'을 견뎌라


‘10년 보릿고개를 어떻게 견뎌야 하나.’

중소기업 회사원인 이모(42)씨는 앞날을 생각하면 숨이 턱턱 막힌다. 조그만 회사에 다니다 보니 '정년퇴직'은 이상적인 구호일 뿐 50대까지 버틸 수 있을지 장담하기도 어렵다. 그런데 집안의 돈 들어갈 일은 앞으로 계속 늘어날 상황이라 한숨만 나온다. 이씨는 "늦게 결혼해 50대까지 일한다고 해도 아이들은 고등학교도 졸업하지 못할 상황"이라며 "국민연금은 65세가 되어야 받는데, 50대 이후 소득이 끊어진다면 어떻게 살아야할지 막막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직장인들이 피부로 느끼는 체감정년퇴임 평균 연령은 만 48.2세로 나타났다. 기업형태로 보면 공기업이 평균52.2세로 가장 높았고, 대기업 47.8세, 중소·벤처기업 47.3세, 외국계기업 47.2세 순이었다. 대다수 직장인이 50세 이전에 퇴직 위기를 느낀다는 분석이다.

이러한 '위기의 50대'에게 사회 시스템은 희망의 동아줄이 되지 못한다. 현재 60세로 돼 있는 국민연금의 수급 연령이 2013년부터 5년마다 1년씩 늦춰져서 1969년 이후 출생자는 65세부터 수령할 수 있다.

체계적인 은퇴준비가 없다면 65세 연금을 수령하기 전까지 10년 이상 배를 굶주리는 '新 보릿고개'를 맞을 수 있다.



◆ '산 넘어 산' 일곱 개의 新 보릿고개

노후전문가들은 정년퇴직 나이인 55세부터 국민연금이 시작되는 65세까지의 10년을 '마(魔)의 10년'이라고 일컫는다.

'5565세대'가 되면 7개의 가파른 고비를 마주하게 되기 때문이다. 우선 정년퇴직으로 직장에서의 소득이 끊기지만 공적연금은 받지 못하면서 '소득 리스크'에 처하게 된다. 더 심각한 문제는 이렇게 소득은 감소하는데 자녀와 관련된 지출은 증가하는 시기라는 것이다. 만혼(晩婚)으로 상당수 가정에선 자녀가 대학을 졸업하기 전에 정년을 맞게 된다. 아울러 부모 부양에 대한 부담도 져야 한다. 김동엽 미래에셋투자교육연구소 은퇴교육센터장은 "과거에는 평균 수명이 짧아 은퇴 후에는 부양할 부모가 없는 경우가 많았지만, 지금은 55~65세 은퇴자가 노인을 부양하는 '노노(老老) 부양'시대로 접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50대 중반 이후에는 건강 악화라는 고비도 만나게 된다. 60세를 전후하면 밥보다 약을 더 많이 먹게 되는 시기로 접어들면서 의료비 지출이 크게 늘어난다.

부채 압박도 더욱 커진다. 정년을 맞이해 명함이 없어지면 금융기관의 대출 상환 압박이 거세진다. 부부관계에도 위기가 찾아온다. '파자마맨'이 된 은퇴 남편은 아내와 사사건건 갈등을 빚기 쉽다. 이때부터는 자산의 중심도 변화한다. 자산을 쌓아가는 게 아니라 모아둔 자산을 꺼내 쓰는 단계가 된 것. 효과적으로 노후자금을 인출하는 전략이 요구된다. 김동엽 센터장은 "마(魔)의 10년을 맞아 조급한 마음에 섣부른 창업이나 투자로 노후자금을 갉아먹게 되면, 노년 빈곤층으로 전락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경기도 일산 KINTEX에서 열린 '2011 대한민국소상공인 창업박람회'에 마련된 
고용노동부의 '찾아가는 퇴직연금 상담소'

◆ 노후 연착륙 작전명 '연금화'

소득공백기인 55~65세 시기를 어떻게 하면 잘 건너뛰고 노후 생활에 연착륙할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개인연금과 퇴직연금 같은 노후 대비용 상품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국민연금 수령시기까지 견디는 전략을 검토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우재룡 삼성생명 은퇴연구소장은 "55세 이후 정년퇴직하게 되면 가능한 퇴직(연)금을 일시금으로 받지 말고 연금화하고, 개인연금과 펀드 등도 연금으로 전환해 매월 최소한의 기본적인 생활비를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개인 연금 주머니는 가능한 여러개로 나눠 관리하는 게 권장된다. 최은아 삼성생명 은퇴연구소 전임연구원은 "연금 주머니를 여러개 갖고 있으면 긴급한 상황에 일부를 헐어써도 다른 주머니가 빈틈을 보완해줄 수 있을 것"이라며 "재테크의 기본으로 통장 나누기를 하듯이 개인연금 등 연금도 촘촘하게 나눠 관리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55~65세 10년간의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매달 저축해야 하는 최소의 금액은 얼마일까. 60~65세부터 받게 되는 최소한의 생활자금 수준인 국민연금 수령액을 기준으로 잡는다면, 월 평균 77만원(2010년 말 기준)이다. 55~65세에 이 정도를 쓰려면 현재 가치로 약 8000만원(현재 가치)의 자금이 필요하다. 지금 30대라면 매달 32만원씩 55세까지 적립하면 만들 수 있다. 40대는 매달 50만원을 저축하면 된다(물가상승률 3%, 투자수익률 4%).

김동엽 센터장은 "노후 20~30년을 위한 10억원을 마련하라고 하면 대다수 사람들이 지레 포기하게 될 것"이라며 "당장 소득 공백기인 10년의 최소한의 준비부터 차근차근 임하는 것이 노후준비의 정석"이라고 말했다.

■ 체크리스트/ '55~65세 기간' 당신은 준비됐습니까?

1. 국민연금 외에 개인연금이나 퇴직연금을 갖고 있다
2. 퇴직할 때 주택담보대출을 상환할 여유자금이 있다
3. 자녀의 대학 등록금 마련을 위해 매달 일정금액을 저축하고 있다
4. 출퇴근할 때 주로 대중교통을 이용한다
5. 부모의 노후 생활비와 의료비 마련을 위해 별도의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6. 지금 다니는 회사에서 퇴직해도 곧바로 재취업할 수 있는 주특기가 있다
7. 본인과 가족의 의료비 마련을 위한 보험을 갖고 있다
8. 정년 후 취업을 위해 학교에 다니거나 자격증을 준비하고 있다
9. 회사에서 벗어나 별도의 동호회 또는 취미 활동을 하고 있다
10. 부부 각자가 자신의 명의로 된 국민연금이나 연금보험을 갖고 있다

☞ 자신에게 해당하는 문항을 체크해보면, '55~65세 기간'에 대한 준비 정도를 알 수 있다.
8개 이상 : 이미 노후전문가! 본인의 방식대로 차근차근 준비.
5~8개 : 조금 더 보완 필요.
3~5개 : 적극적인 준비 필요.
3개 미만 : 이 상태라면 노후에 빈곤층으로 전락할 위험 있다

<자료: 미래에셋퇴직연금연구소>

■소득공백기 건너뛸 징검다리 '강제저축 3인방' 
소득공백기를 건너뛰려면 어떤 금융상품을 활용해 준비를 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일까. 전문가들은 강제성을 지닌 저축을 활용하는 것이 모범답안이라고 말한다. 김동엽 미래에셋투자교육연구소 은퇴교육센터장은 "강제저축 상품은 중간에 꺼내 쓰기 어려워 많은 사람들이 불편하다고 말하지만 바로 그 점 때문에 돈을 모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고 말했다.

연금저축, 퇴직연금, 비과세 연금보험이 그러한 대표적인 '강제저축 3인방'이다.

① 연금저축
대표적인 소득공제 금융상품은 연금저축은 연 400만원까지 소득공제 혜택이 주어진다. 단 이러한 혜택을 누리려면 10년 이상 불입해야 한다. 중도에 해지하면 그동안 받았던 공제혜택을 토해내게 된다. 400만원 한도를 꽉 채워 공제 받으려면 매월 34만원 가량 불입하면 된다.

② 연금보험
연금보험은 10년 이상 불입하면 불입액 전부를 비과세 받을 수 있다. 이러한 연금보험은 중도에 해지하면 원금 손실을 볼 수 있기 때문에 강제 저축을 하게 되는 효과도 있다. 변액연금으로 해외펀드에 투자하는 경우 세제 효과는 더욱 커진다. 우재룡 소장은 "일반 펀드로 해외에 투자하면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없는 반면, 변액연금보험으로 해외펀드에 투자하면 비과세 혜택과 강제 저축이라는 효과를 동시에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③ 퇴직연금
퇴직연금은 매월 급여에서 일정액을 강제로 떼어 불입하기 때문에 은퇴 이후를 위한 중요한 강제 저축수단이 된다. 또한 내년부터는 55세 이전에 퇴직하는 경우 개인퇴직연금 가입이 의무화돼 직장을 옮겨도 중단 없이 퇴직급여 적립이 가능하다.

연금저축 납입 금액이 미미하다면 퇴직연금 추가납입을 통해 소득공제 혜택을 늘릴 수도 있다. 연금저축과 퇴직연금을 합산해 연간 400만원까지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

■서민 자영업자라면 ‘노란우산공제’



직장인처럼 퇴직(연)금을 받지 못하는 자영업자라면 별도의 은퇴자금을 쌓는 것이 필수적이다. 대표적인 것이 중소기업중앙회가 정부로부터 위탁·지원 받아 운영하는 노란우산공제다. 이 상품을 잘 활용하면 소기업, 소상공인의 폐업과 노령에 따른 생계위협에 효과적으로 대비할 수 있다.

납입원금 전액이 적립되고 그에 대해 복리이자를 적용하기 때문에 폐업 시 일시금 또는 분할금의 형태로 목돈을 돌려받을 수 있다. 또한 연 300만원까지 소득공제가 가능해 연금저축에 가입했다고 하더라도 최대 700만원까지 소득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무엇보다 압류로부터 자유롭다는 점이 강점이다. 법에 의해 압류가 금지돼 있다. 강성갑 희망재무설계 컨설팅 팀장은 "노란우산공제는 회사가 문을 닫아도 차압이 되지 않아 생활안정과 사업 재기를 위한 자금으로 활용할 수 있어 서민 자영업자에게 유용하다"고 말했다.

무료 보험 혜택도 있다. 사망 및 후유장애 발생시 최고 월부금액의 150배까지 보험금이 지급되며, 보험료는 중소기업중앙회가 부담한다. 자세한 가입 안내는 홈페이지(www.8899.or.kr/servlets/index)를 참조하면 된다.

슬픈 이카루스 LG, 추락의 끝은 어디인가

[이데일리 김일문 기자] 이카루스는 어리석음과 과욕을 상징하는 그리스 신화속 인물이다. 왕비의 부정을 도왔다는 이유로 미노스왕에게 미움을 산 아버지와 함께 감옥에 갇혔는데, 새의 깃털과 밀납으로 날개를 만들어 탈출을 시도한다. 하지만 이카루스는 새처럼 나는 것이 신기한 나머지 너무 높이 날지 말라는 아버지의 충고를 잊었고, 태양에 가까워지자 날개를 붙인 밀랍이 녹아 바다에 빠져 죽게 된다.

이카루스의 추락처럼 LG전자의 등급 강등은 어쩌면 예견된 결과였을지도 모른다. 정확히 1년전 S&P가 LG전자의 등급 전망을 낮출 때부터 실제 등급 하향이 단행될 것이라는 공포가 조금씩 엄습해왔고, 결국 우려는 현실이 되고야 말았다.

문제는 추락의 속도와 기간이다. 이카루스가 감옥을 떠나 자유를 향해 날았지만 하늘을 품기에는 날개의 힘이 턱없이 미약했듯이 LG전자에 대한 리스크는 단순히 부진한 휴대폰 사업의 개선만으로는 해결될 수 없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오히려 LG전자 휴대폰 사업 부진은 표면에 드러난 결과 중 하나일 뿐 그룹의 총체적인 경영 전략과 전술을 새로 짜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 

불과 2년전까지만 하더라도 LG전자의 위상이 지금과 같이 떨어지리라고는 상상조차하기 힘들었다. 2007년부터 2009년까지 LG전자는 연 평균 13.6%의 매출 성장세를 나타냈고, 2006년 2.5%였던 영업이익률은 2009년에 6%로 오르는 등 그야말로 잘 나갔던 시절이 있었다. 물론 어닝서프라이즈의 중심에는 휴대폰 사업이 있었다. LG전자 MC사업부는 같은 기간 연평균 23%가 넘는 매출 성장률을 기록했고, 수익성 역시 9%에 육박할 정도로 알짜 사업부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줬다.

하지만 수익 개선에 기여한 MC사업부는 국내 스마트폰의 보급과 경쟁이 본격화 된 2010년 들어 날개가 완전히 꺾여버렸다. 영업이익률은 곤두박질쳤고, 회사 전체 수익성 악화의 장본인이 돼 버렸다. LG전자의 MC사업부가 불과 1년사이 회사를 이끌어나가는 핵심 부서에서 천덕꾸러기로 전락한 이유는 이미 알려졌다시피 스마트폰 시장의 대응 능력에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다.

사실 그 동안 LG전자 휴대폰이 소비자들의 인기를 얻을 수 있었던 배경은 경쟁업체들이 넘볼 수 없는 기술력 보다는 디자인과 마케팅 능력이 자리잡고 있었다. 하지만 기술이 뒷받침 되지 않은 상황에서 스마트폰이라는 새로운 환경을 감당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LG전자는 주로 초콜릿폰, 블랙라벨 등으로 대변되는 독특한 디자인의 제품으로 승부를 걸어왔지만 스마트폰 시대에는 디자인 차별화가 불가능한데다 삼성전자의 아몰레드, 애플의 어플리케이션 등 경쟁사에 대항할 만한 확실한 병기(兵器)를 찾기가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향후 전망도 밝지 않다. 스마트폰의 출발선상에서 완전히 뒤처져 멀찌감치 떨어진 LG전자가 하루아침에 경쟁사들의 틈새를 비집고 들어오기도 힘들다는 것이 그 이유다. 시장에서는 LG전자가 올해 그 어느 때보다 혹독한 겨울을 맞게 될 수도 있다고 경고한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 실적이 단기간에 개선되기 힘든 상황에서 기존 범용폰의 약발도 떨어져서 3분기와 4분기 수익 뿐만 아니라 마켓쉐어 역시 더 떨어질 것으로 예측된다”고 설명했다.

Again 2000년…LG정보통신의 추억 

휴대폰 사업의 부진이 LG전자의 신용등급 하락의 촉매제가 된 것은 확실하지만 보다 근본적인 취약점이 자리잡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경쟁보다는 인화(人和)를 강조하는 LG그룹의 오너 마인드, 패배를 두려워하는 ‘2등주의’ 경영 전략이 불러온 결과라는 지적이다. 한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그 동안 LG전자는 경쟁사 제품에 대한 벤치마크로 성장해 왔다”며“이 같은 ‘2등주의’는 선발 주자의 강점은 그대로 살리되 단점을 보완함으로써 보다 나은 제품을 만들 수 있다는 메리트가 있지만 시장을 주도할 혁신적이고 일관된 철학이 없다는 점은 LG전자의 가장 치명적인 한계”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LG전자를 중심으로 회자되고 있는 현재의 상황이 10년 전을 떠올리게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LG전자의 휴대폰 사업은 최근 10년 동안 5년 정도를 주기로 하락과 상승의 패턴을 보여주고 있다”며 “지난 2000년 LG정보통신이 LG전자에 흡수합병되면서 2000년대 중반까지 고전을 면치 못하다가 2010년까지 나아지는 모습을 나타낸 바 있고, 최근들어 또 다시 꺾이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LG정보통신은 PCS 브랜드 ‘사이언’의 제조회사로 경영 사정이 여의치 않자 지난 2000년 모회사인 LG전자에 흡수합병됐다. 이 애널리스트는 “LG전자가 이같은 부침(浮沈)을 보이는 이유는 트렌드를 잘 따라가지 못할 뿐만 아니라 구체적이고 치밀한 전략을 세우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내부적인 자성의 목소리도 흘러나온다. 얼마 전 LG전자를 퇴사한 한 연구원이 인터넷에 개재한 글은 회사의 사정이 적나라하게 드러나있다. LG전자 MC사업부에 몸담았었다고 본인을 소개한 전직 연구원은 “3~4개월씩 들어가는 합숙 휴대폰 개발을 마치면 개발자들이 마구 퇴사한다”며 “개발자들이 나가버려 휴대폰을 팔고 난 뒤 사후 지원을 제대로 못하는 게 LG전자의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또 “과거에는 회사에서 타사 제품을 쓰지 못하게 해 다른 회사 제품이 얼마나 앞서있고 우월한지 알지도 못했다”며 “눈앞만 보고 이 같은 목소리를 무시하면 LG전자는 앞으로 2년, 3년씩 뒤쳐질 것”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전자 계열사로 옮겨붙는 공포 

더 큰 문제는 LG전자의 등급 하락이 사정이 좋지 않은 다른 전자 계열사인 LG디스플레이와 LG이노텍으로 전이되면서 그룹 전체의 크레딧 리스크로 확대, 발전될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LG전자에 대한 매출이 70%에 육박할 정도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LG이노텍에게 캡티브 마켓의 불황은 곧 수익 악화와 재무구조 악화로 연결된다는 점에서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LG이노텍의 실적은 작년 말을 기점으로 빠르게 나빠지고 있다. 작년 4분기 360억원의 영업손실과 196억원의 당기 순손실을 각각 기록한 바 있는 LG이노텍은 올 상반기 현재까지 영업손실 14억원, 순손실 165억원으로 적자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장사가 제대로 안되니 재무구조 역시 나아질 리 없다. 빚은 늘고, 현금은 줄면서 같은 기간 부채비율과 차입금 의존도 상승이 지속되고 있다.

LG디스플레이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다. 최근 LG디스플레이 회사채 발행과정에서 나타난 에피소드는 LG그룹 전자계열사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담고 있다. 총 3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위해 시장 수요 조사를 진행했던 LG디스플레이는 생각보다 수요처를 잡기가 쉽지 않았다. 금리를 높여줘도 선뜻 투자에 나서겠다는 곳이 없었기 때문이다. 태핑 기간이 늘어지면서 다급해진 LG디스플레이는 금리와 발행규모를 조정한 뒤에야 어렵사리 발행을 마무리 지을 수 있었다. AA급 회사채 발행이 이토록 난항을 겪은 것은 흔치 않은 일. LG전자의 등급 강등이 현실화 되면서 크레딧 리스크가 고스란히 LG디스플레이로 옮겨 붙어버린 셈이다. 한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LG디스플레이의 경우 단순한 업황 사이클상으로 겪게 되는 침체라기 보다는 수요의 구조적 변동을 포함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그 낙폭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LG전자의 수요 비중이 절대적이지는 않지만 최대 주주라는 점에서 등급 강등의 여파는 불가피 할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룹에 발목잡힌 LG화학 

그룹 리스크에 발목을 잡힌 또다른 회사는 LG화학이다. LG화학은 최근 호남석유화학의 등급 상향이 단행되면서 같은 화학업종 내 등급 재조정 대상으로 꼽혔지만 LG전자를 필두로 LG그룹 계열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등급 상향이 무산된 케이스다. 작년 말을 기준으로 LG화학의 매출 규모는 19조4700억원. EBITDA는 3조5000억원에 달한다. 반면 호남석유화학의 경우 매출은 12조4000억원, EBITDA는 1조5000억원 수준이다.

따라서 얼마전 등급이 `AA+`로 오른 호남석유화학과 같은 등급에 머무르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특히 마지막 등급 상향 시점이었던 지난 2009년 3월 이후 수익성이 나아지고, 재무구조 개선은 물론 회사의 규모도 커진만큼 시기적으로도 충분히 등급이 올라갈 수 있을 것으로 시장은 예상했다. 하지만 증폭되고 있는 계열 리스크는 LG화학의 등급 상향 논거를 퇴색시키고 있다는 설명이다.

물론 LG화학이 전자 계열사들의 크레딧 리스크에 영향을 받을만한 요인은 상대적으로 적다. LG이노텍처럼 LG전자쪽 매출이 절대적인 경우 전방 산업 악화에 직격탄을 맞는다는 점에서 계열 리스크의 발생 가능성이 크지만 LG화학의 경우 전체 매출에서 전자 계열의 비중은 미미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LG화학의 등급 상향이 이뤄지기 힘든 이유는 등급 평정의 한 요건인 그룹의 계열 지원 가능성 항목 때문이다. 지금은 주춤하고 있지만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등 전자 계열이 LG그룹의 주축이었던 만큼 이들의 리스크 확대는 결국 LG화학을 비롯한 다른 계열사로 전이될 수 밖에 없다는 논리다. 한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현재의 흐름으로 봤을 때 LG그룹내 계열 지원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예기치 못한 상황에서 발생할 수 있는 1%의 가능성도 등급에 반영해야 한다는 점은 LG화학의 등급 상향이 어려운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 기사는 이데일리가 제작한 `제5호 마켓in`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제5호 마켓in은 2011년 11월1일자로 발간됐습니다. 책자가 필요하신 분은 문의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문의 : 02-3772-0344, bond@edaily.co.kr]XML

2011년 10월 9일 일요일

유럽,미국 재정위기->전 세계 주가 폭락->그 다음은?

바야흐로 전 세계가 '공황의 도가니' 앞에 서게 되었다. 서울시장 보궐선거 관련한 기사 몇 개를 제외하면언론들도 앞 다투어 경제위기 문제를 다루고 있다. 오늘 미국의 주식시장은 어떻게 되었고, 그리스 디폴트 해법이 어쩌고 저째서 유럽 금융시장이 어떻게 되었다…. 미국 맨하탄에서 "월스트리트를 점거하라" 운동이 벌어지고 있고, 그리스 긴축정책에 맞서 노동자들의 파업이 벌어지고 있다….

그물망처럼 얽히고설킨 세계 경제
<인사이드 경제>는 세계 경제를 설명함에 있어 중요한 전제 몇 가지를 갖고 있다. 그 중 하나는, 세계 각국의 경제가 촘촘한 그물망처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점이다. 역사와 경제가 발전하면서 자연스러운 현상이기도 하지만, 우리가 자주 들어온 '세계화'라는 이름으로 자본가들이 적극적으로 추구한 결과이기도 하다.

따라서 최근에 나타나는 것처럼 미국과 유럽에서 벌어지는 경제 현상은 한국에도 엄청난 영향을 미친다. 아니, 한국만이 아니라 전세계 모든 국가들에 영향을 끼친다. 반대로 다른 나라들에서 벌어지는 경제 현상들도 이러저러한 방식으로 미국과 유럽에 영향을 준다.

2008년 시작된 공황은 미국의 금융위기로부터 시작되었다. 꼭 1년이 지난 후 그리스·포르투갈·스페인·이탈리아를 비롯한 남유럽 재정위기가 터져나왔다. 올해에는 미국과 유럽 모두 재정적자를 감당하지 못해 더 큰 위기를 불러오는 등, 분명히 위기의 출발 지점은 미국과 유럽임에 틀림없다.

ⓒAP=연합뉴스
하지만 세계자본주의가 미국과 유럽 경제로만 굴러가는 것이 아닌 이상, 우리의 시야를 선진 자본주의 국가들에만 가둬놓을 이유는 없다. 세계 각국 경제가 그물망처럼 엮여있기 때문에, 위기는 이 그물망을 타고 실시간으로 여러 나라들을 넘나든다. 따라서 미국과 유럽을 넘어 더 가난한 나라들까지로 시야를 넓혀야만 경제위기의 전개과정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게 해줄 것이다.

밑바닥으로 끊임없이 위기를 전가하는 시스템
또 하나의 전제는 이것이다. 가진 이들은 갖지 못한 이들에게, 부유한 나라는 가난한 나라에게 끊임없이 위기의 책임을 넘기려고 한다는 점이다. 이를테면 2007년 12월부터 최근까지 미국에서 사라진 일자리만 700만 개에 달한다고 한다. 하지만 리먼브라더스나 GM을 비롯해 파산하거나 파산 위기에 처한 기업의 임원들이 그 사태와 관련한 무슨 책임을 졌다고는 한 번도 들은 적이 없다.

한국에서도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그해 12월부터 제조업이 감산·휴업에 들어가게 되는데, 그 사태로 수십만 명의 노동자들이 잘려나간 것으로 추산된다. IMF 공황 때와 다른 점이 있다면, 2008년에 잘려나간 대부분의 노동자들이 노동조합의 보호조차 받지 못하는 비정규직·여성·중소영세·이주노동자들이었다는 점이다. 그래서 "악~!" 소리 한 번 질러보지 못하고 쫓겨났기에 세상에 잘 알려지지 않았을 뿐이다.

2008년 말과 2009년을 거치며 중국에서도 수백만~수천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졌다. 미국의 소비가 위축되자 미국 수출을 위해 생산하던 산업단지 공장들이 부지기수로 문을 닫았기 때문이다. 유럽에서도 감산·휴업은 물론이고 생산기지를 해외로 이전한다며 기업별로 수백~수천 명씩 대량해고를 당해야 했다. 마찬가지로 유럽과 중국에서 그 당시 경제정책을 책임진 이들이나 기업주들이 무슨 책임을 졌다는 말을 들어본 바가 없다.

이와 유사한 방식으로 부유한 나라는 가난한 나라에게 위기를 전가한다. 부유한 나라에 기반을 둔 초국적 기업들에게 가난한 나라는 훌륭한 생산 기지와 값싼 임금, 원자재와 시장을 제공, 아니 수탈당한다. 미국과 유럽, 일본이 부유한 나라의 대표적 사례라면, 남미와 아프리카·중동 대륙이 가난한 나라에 속한다.

따라서 현재 미국과 유럽이 진원지가 되어 출발한 대공황 위기는, 어떠한 방식으로건 가난한 나라들로 전가되어 왔다. 뭐라고? 아니 가난한 나라들로 위기를 전가시킬 수 있었다면, 어째서 미국과 유럽이 위기의 진원지가 되었단 말인가?

그렇다. 사실 오늘 얘기하려는 중요한 대목이 여기에 있다. 위기를 밑바닥으로 전가시키는 시스템에도 불구하고 미국과 유럽에서 터져나왔다는 사실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미국과 유럽에서 벌어지는 일로만 시야를 가두어 버리면, 세계 경제위기의 향후 전개양상을 예측하기 어렵다.

2008년 리먼브라더스에서 2011년 타흐리르 광장까지
그럼 지난 3년간 위기가 그물망을 타고 어떻게 세계 각국을 옮겨다녔는지를 살펴보자. 모두 알다시피 최초의 위기는 미국의 서브프라임모기지론 사태, 즉 부동산담보대출의 무더기 부실이 대형 금융기관의 파산으로 이어지며 2008년 9월 미국을 비롯한 전세계 주식시장의 폭락으로 터져나왔다.

세계의 소비자 미국 시장이 급격히 위축되면서 미국 수출로 먹고 사는 나라들의 실물경제 위축이 이어졌다. 중국의 주강·장강 삼각지대 공장들 다수가 문을 닫았고, 중국으로 원료나 반제품을 수출하던 동남아시아 제조업도 큰 타격을 입기 시작한다.

미국발 금융위기는 2008년 9월이었는데, 중국·동아시아의 생산 감축은 10~11월에 영향을 받았고, 12월에 이르면 제조업의 감산·휴업·폐업으로 인해 공장폐쇄와 대량해고가 세계적 수준에서 시작되었다. 세계 최대의 소비가 이뤄지는 크리스마스 시즌을 앞두고 미국 소비가 위축되면서 주문 물량이 대량으로 취소되었기 때문이다. (나중에 다시 살펴보겠지만 지금이 바로 2008년 10월의 시점과 유사한 상황이라 할 수 있다.)

2009년 상반기에도 감산·휴업으로 인한 대규모 실업이 양산되었는데, 이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유럽·중국을 비롯한 모든 국가들에서 엄청난 규모의 국가 재정이 투입되기 시작한다. 지난번에 살펴본 것과 마찬가지로 달러 거품이 만들어진 후 꺼지기 시작하면서 유로화 가치가 급등했고, 천문학적인 재정적자 수준과 맞물리며 곧바로 2009년 말 남유럽의 재정위기가 터져나오기 시작했다.

바로 여기에 미국이 당장의 급한 불을 끄기 위해 유럽을 비롯한 세계 각국으로 위기의 책임을 전가시키는 모습이 드러난다. 자기들이 급하면 달러화를 마구 찍어내며 인위적인 평가절하를 유도했는데, 미국 수출로 먹고 사는 나라들 중 환율의 급격한 변동으로 교역 조건이 불리해진 유럽 국가들이 타격을 입은 것이다.

2010년에 이르면 이른바 '환율전쟁'이 화두로 등장하는데, 주로 중국 위안화가 공격 대상이었지만 심심치 않게 한국의 원화도 도마 위에 올랐다. 미국은 어처구니없게도 마치 이 나라들이 환율을 조작하고 있다고 공격했다. 미국이야말로 달러화를 마구 찍어내며 인위적인 달러 평가절하 등 환율 조작에 앞장섰는데 말이다.

환율전쟁의 실체는 미국과 유럽이 다른 G20 국가들 쪽으로 위기를 전가시키려는 것이었다. 미국과 유럽 경제가 절단 나면 세계 경제는 파국으로 가니까, 다른 나라들이 대가를 치르라는 요구가 본질이었다. 특히 유럽에 비해 환율 변동이 불리하지 않았던 중국·한국과 같은 나라들이 먹잇감이었다. 지난해 10월, 한국에서 열린 G20 회의를 앞두고 미국·영국·일본 정부가 한국을 환율조작국으로 몰아붙인 바 있다.

G20 내에서 미국과 유럽이 덜 부유한 나라들에 위기를 전가시키려 했다면, G20 전체는 더 가난한 나라들에 위기를 전가시켜왔다. 이를테면 중동과 아프리카 시장을 놓고 미국과 유럽, 중국은 전쟁을 방불케 할 정도의 경쟁을 벌였다. 이들 나라의 국영 기업을 인수하거나 대규모 제조업 투자를 통해 내수 시장 독점을 꾀하며 초과 이윤을 획득했다.

중동과 아프리카는 그 대가로 일부 산업화를 이룩했지만, 이 나라 소수 명문 가문과 기업주들에게만 혜택이 돌아갔다. 대규모 공장들이 들어섰지만 노동자들은 최저임금에 허덕이며 엄청난 노동강도에 시달려야 했다. 더 작은 인원으로 더 많은 것을 생산하라고 채찍질을 했기에, 일자리 수 증가도 매우 작은 폭에 머물렀다. 생산된 상품의 이윤율을 높이려고 가격이 올라 민중들은 항상적인 인플레이션과 고물가를 감내해야 했다.

정규 대학을 졸업하고도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청과물 좌판을 할 수밖에 없었던 튀니지의 한 20대 청년, 그러나 경찰이 그 좌판마저 빼앗아가 버리자 자신의 몸을 불살라 죽음으로 저항했다. 이 사건을 계기로 튀니지와 이집트를 비롯해 중동·아프리카 전역으로 퍼져나간 이른바 '재스민 혁명'이 시작된다.

중동·아프리카 대륙의 재스민 혁명은 수십 년 장기 독재의 전횡을 일삼아온 부패 정권에 초점이 맞추어 졌지만, 그 분노의 근저에는 생활상의 궁핍 즉 '빵'의 문제가 놓여 있다. 세계 자본주의 체제가 아래로 위기를 전가시키는 시스템의 맨 밑바닥에 위치한 모순이 터져나온 것이다.

인구 1000만이 채 되지 않는 튀니지에서 시작된 재스민 혁명은, 이웃 나라인 인구 8000만의 이집트에서 최정점에 이르렀다. 타흐리르 광장에 운집한 수십만 군중은 광장을 점거한 채 떠나지 않고 '현대판 파라오' 무바라크 정권을 몰아낼 때까지 죽음을 각오하고 투쟁을 벌였다. 이러한 투쟁의 양상은 올해 상반기 유럽 각국에서 벌어진 광장 점거시위로 이어졌고 최근에는 월스트리트로까지 번지는 모태가 되었다.

▲ 인구 1000만이 채 되지 않는 튀니지에서 시작된 재스민 혁명은 이웃 나라인 인구 8000만의 이집트에서 최정점에 이르렀다. 사진은 이집트의 수도 카이로에서 경찰이 곤봉을 사용해 시위대를 진압하는 모습. ⓒ뉴시스
하나의 순환이 끝나고 다시 순환이 시작되다

미국발 금융위기 (2008년 9월) ⇒ 전세계 주식시장 폭락 (2008년 하반기) ⇒ 수출주도 국가들의 실물경제 위기 (2009년 상반기) ⇒ 유럽 재정위기 (2009년 말) ⇒ 환율전쟁 (2010년) ⇒ 재스민 혁명 (2011년 상반기)

위의 순서도에 따라 2008년 9월 리먼브라더스 사태부터 2011년 2월 타흐리르 광장까지, 공황 위기는 그물망을 타고 전 세계를 한 바퀴 돌았다. 이렇게 하나의 순환이 끝나는데 불과 2년 6개월이 걸렸는데, 공황기가 아니라면 수십 년에 걸쳐 전개될 일이 순식간에 벌어진 것이다.

하지만 놀라기에는 아직 이르다. 이 순환이 끝나고 다시 새로운 순환이 시작되는데 거기에 걸리는 시간은 훨씬 단축되니까 말이다. 재스민 혁명이 뿜어낸 아래로부터의 에너지는 아직도 방출되고 있다. 부유한 나라들은 더 이상 위기를 아래로 전가시키는 데에만 의존할 수 없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된다.

미국으로부터 시작해 점차 아래로 그물망을 타고 전파된 위기는 밑바닥의 강력한 저항에 부딪혀 다시 위로 올라가게 된다. 선진 자본주의 국가들이 내부의 모순을 아래로 전가하는데 실패하게 되자, 곪았던 모순이 터져나왔다. 공황 위기를 지연시키기 위해 엄청나게 국가 재정을 쏟아부은 탓에 재정위기가 닥쳐오게 되는데, 이번에는 미국과 유럽에서 거의 동시에 발생하게 된다.

유럽 재정위기 (2011년 하반기) + 미국 재정 위기 (2011년 7월) ⇒ 전세계 주식시장 폭락 (2011년 8월) ⇒ ???

첫 번째 순환과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빠르게, 그리고 더 큰 규모로 진행됨을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이번 순환의 다음 항목에 써넣어야 할 것은 무엇일까? 첫 번째 순환을 참조하면 남아 있는 항목은 이런 것들이다. "수출주도 국가들의 실물경제 위기" "환율전쟁" "재스민 혁명"

순환이 거듭될 때마다 더 빠르고 대규모로
따라서 <인사이드 경제>의 결론은 간단하다. 남아 있는 항목들 역시 조금씩의 시차는 있겠지만 거의 동시에 닥쳐올 것이다. 이미 '환율전쟁'은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중국 위안화가 평가절상 되지 않으면 무역보복을 하는 것을 골자로 한 법안이 미국 상원에 제출되었기 때문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G20 회의 때 '말로 협박'하는 수준이었는데 이제 무역보복 수준으로 격상된 것이다.

"수출주도 국가들의 실물경제 위기" 또한 1~2개월 안에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한국 상황만 보아도 분명해지는데, 건설·철강·조선업을 중심으로 한 주요 산업에 먹구름이 끼기 시작했다.

조선업종의 경우 주로 선주사가 몰려 있는 유럽의 재정위기로 인해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 선주사들이 자기 자본금보다 몇 배의 돈을 은행에서 융자받아 선박 건조를 발주하는데, 돈맥경화가 벌어진 유럽 금융기관들이 대출을 꺼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조선업과 유사한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방식의 융자로 발주가 이뤄지는 건설업 역시 비슷한 이유로 벌써부터 냉각되고 있다. 조선업과 건설업에 철판을 대는 철강 산업이라고 용빼는 재주가 있을 리 없다.

2008년의 경험이 말해준다. 미국발 금융위기는 9월에 있었지만 한국의 실물경제는 3개월 가량 지난 후에 거대한 위기가 시작되었다. 그런데 순환이 거듭될수록 위기는 더 빠르고 대규모로 반복된다. 이를테면 2009년 유럽 재정위기는 그리스와 남유럽에 국한된 것이었는데, 이제 프랑스와 이탈리아 등 유럽 경제대국까지 휘청대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과 유럽이 긴축재정을 펼칠 수밖에 없는 조건에서, 소비가 위축되면 수출주도 국가들의 실물경제 위기는 바로 눈앞에 와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시 불타오르는 중동·아프리카
이제 마지막 항목이 하나 남았다. "재스민 혁명" - 다른 말로 하면 가난한 나라들에서 벌어지는 민중들의 저항이다. 서두에 언급한 것처럼 많은 언론들과 경제평론가들은 미국 월스트리트에서 벌어지는 일, 벨기에의 덱시아를 필두로 유럽 금융기관에서 벌어지는 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하지만 2008년부터 시작된 첫 번째 순환이 말해주듯이, 미국과 유럽이 비록 위기를 겪고 있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이 위기를 더 가난한 나라들로 전가하는데 여념이 없다. 그런 상태에서 미국의 중동 지배 거점이라 할 이스라엘에서 재스민 혁명을 계승이라도 하듯 거대한 민중시위가 벌어지기 시작했다.

텔아비브와 예루살렘에서 최대 45만 명이 참여하는 시위가 벌어졌는데, 민중들의 핵심적인 불만은 집값을 비롯한 물가 폭등 문제이다. 이스라엘은 "밖으로는 전쟁, 안으로는 테러"로 바람 잘 날 없는 국가이지만, 미국과 서방의 든든한 지원 덕에 국민소득 3만 달러를 넘보는 경제를 자랑한다.

그동안 전쟁과 테러라는 '내·외부의 적' 때문에 지배자들의 통치에 민중들이 대중시위라는 형태로 저항하는 일은 구경하기 힘들었다. 하지만 과도한 국방비 지출, 30대 주요 가문에 국가경제 40%가 집중되어 있는 내부 모순이 세계 경제위기 국면에서 한꺼번에 터져나온 것이다. 네타냐후 행정부가 "재벌 해체" 가능성을 언급해야 할 정도로 거세게 타오른 이스라엘 민중들의 진출 역시, 이집트 타흐리르 광장 시위와 유사한 형태로 주요 광장을 점거하는 형태로 벌어지고 있다.

순환의 주기가 점점 짧아지고 있는 상황이기에, 미국과 유럽의 재정위기는 단숨에 순환의 맨 끝에 해당하는 재스민 혁명을 불러올 수 있다. 아무리 위기에 처해 있더라도 미국과 유럽은 정치체제가 상대적으로 안정되어 있고 아직까지는 위기를 완화시킬 몇 가지 정책수단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정치체제도 불안하고 정부가 사용할 정책수단도 별로 없는 가난한 나라들의 경우, 민중들의 폭발적인 진출 가능성이 매우 높다.

최근 대통령 출마 선언으로 장기집권의 야욕을 보이고 있는 러시아의 푸틴 지배체제가 안정되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2008년 위기 당시 상당한 경제적 타격을 입었던 역사를 갖고 있다. 특히 자동차 내수시장의 경우 2009~2010년에 반토막 수준으로 곤두박질치기도 했다. 항간에는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 등 신흥 경제국을 일컫는 'BRICs'에서 러시아를 뜻하는 'R'을 빼야 한다는 말이 오간 적도 있다.

지금까지 푸틴의 경제정책을 떠받쳐준 것은 높은 석유 가격이었다. 러시아는 최대 산유국 중 하나로서 고유가 덕에 재정 지출을 늘릴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환율과 주가가 널뛰기를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유가 역시 아래위로 요동치기 시작했다. 언제까지 석유로 러시아 경제 뒷감당을 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여기에 사실상 푸틴이 지배해온 기간 역시 재스민 혁명의 타도 대상이었던 아프리카·중동 정권들의 수준 못지않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벌써부터 푸틴의 장기집권에 반기를 드는 풀뿌리 대중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공황의 위기는 이처럼 두 번째 순환의 막바지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미국과 유럽이 자신의 위기를 아래로 전가시키려 하면 할수록 더 가난한 나라들에서 저항과 반란이 터져나오는 속도 역시 가속이 붙을 것이다. 언론이 매일 수많은 분석을 갱신하면서 보여주는 미국과 유럽의 위기는 이미 그물망을 타고 더 가난한 나라로 번져가고 있다.

두 번째 재스민 혁명이 다시한번 위기 전가를 막아낸다면, 앞서와 마찬가지로 위기는 그물망을 타고 위로 다시 이동하며 다시 세 번째 순환을 시작할 것이다. 더 빠르고 더 거대한 규모로. 이러한 순환이 더 반복되기 전에 이 위기에 진짜 책임을 져야할 세력에게 대가를 지불하도록 해야 할텐데….
 

/오민규 전국비정규직노조연대회의 정책위원

2011년 10월 6일 목요일

월가의 놀이터가 된 한국

"자본주의의 최대 약점은 자본가 그 자체다."

월가의 역사에 정통한 미국 칼럼니스트 존 스틸 고든이 10여년 전 자신의 저서 '월스트리트 제국' 말미에서 내린 결론이다. 국경을 넘나들며 사적이익을 극단적으로 챙기는 월가 자본의 탐욕이 돌이킬 수 없는 파국을 낳을 수 있다는 지적이었다.

그의 지적처럼 월가 자본이 한국 주식∙채권∙외환시장으로 밀물처럼 몰려왔다 썰물처럼 빠져나가기를 반복할 때마다 국내 금융시장은 풍랑을 맞은 듯 요동쳐야 했다. 지난 1996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과 1997년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월가로 대표되는 신자유주주의 사조에 편승해 금융∙외환거래의 빗장을 푼 후 한국 금융시장은 월가의 놀이터가 돼왔다. 2008년 리먼 브러더스 파산사태 때 그랬고 유럽 재정위기가 확산되는 현재도 월가 자금의 본국 환류(repatriate)로 우리 시장은 큰 충격을 받고 있다.

2008년부터 이듬해 2월 말까지 국내 증시에서 빠져나간 미국계 자금은 26조6,084조원(순매도액 기준). 미국 투자가들이 조세회피처로 삼는 케이먼군도와 버진아일랜드의 자금도 같은 기간 중 8조4,340억원 규모로 우리 증시에서 빠져나갔다. 범미국계 투자자금 이탈규모는 해당 14개월간 무려 35조424억원으로 같은 기간 중 우리 증시를 떠난 해외 투자자금(47조7,278억원)의 73.4%에 달한다. 외국인의 이탈로 원∙달러 환율은 단숨에 1,600원까지 치솟았다.

월가 자본의 이탈로 맥없이 곤두박질치던 우리 증시는 2009년 3월을 전후로 급반등의 변곡점을 맞게 된다. 미국의 7,000억달러 규모의 월가 구제금융자금이 풀린 데 힘입어 외국투자가들이 귀환하기 시작한 것이다.

여기서 주목할 부분은 한 박자 늦게 귀환하는 월가 자본이다. 그해 3월 외국투자가들은 총 9,433억원어치를 순매수했지만 유독 범미국계(미국∙케이만군도∙버진아일랜드) 자본만 4,000억원 가까이 순매도했다. 범미국계 자본은 그해 4월 들어서야 순매수를 시작, 연말까지 10조4,145억원어치를 사들였다. 결국 월가 등 범미국계 자본은 우리 증시가 고비를 맞을 때 먼저 빠져나가 시장불안을 키우고 주가상승기에는 뒤늦게 뭉칫돈을 들여와 버블을 키웠다고 볼 수 있다.

올해 들어서도 역시 6월 이후부터 8월 말까지 국내 증시를 떠난 외국 자본 4조6,719억원(순매도) 중 68.5%(3조1,985억원)가 범미국계 자본이었다. 이 같은 월가 자본의 치고 빠지기 투자행태는 채권시장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더구나 월가의 투자은행 등은 금융불안기에 공식적으로는 "한국 경제의 펀더멘털은 양호하다"고 평가하면서도 뒤로는 한국물을 던지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 월가의 투자은행들은 2009년 봄부터 각종 보고서를 통해 한국을 비롯한 이머징마 켓으로 자금이 몰려갈 것이라며 한껏 치켜세웠다. 우리 경제를 낙관해온 템플턴펀드가 지난달 원화채권을 본격 매도하기 시작했다는 관측을 사면서 시장불안감이 조성됐던 것은 그 단적인 사례다. 국제 신용평가사도 마찬가지다. S&P의 경우 틈만 나면 한국 경제에 대해 낙관론을 펴면서도 우리나라의 신용등급을 2005년 7월에 한 번 올린 뒤 6년째 현수준 'A'를 유지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외국인 투자자금의 급격한 유출입을 막기 위한 규제장치를 잇따라 도입하지만 시장변동을 줄이는 데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정부 규제가 주로 국내 은행 및 외은지점만을 겨냥하고 있어 증권사 등 비은행금융사나 해외 은행 등을 통해 우회적으로 이뤄지는 파생상품 거래의 위험을 막지 못하기 때문이다.

'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 의 여경훈 연구원은 최근 '자본 유출입 규제 현황과 과제'보고서에서 "은행의 단기차입(기타투자)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지만 채권∙증권 등 자본유입 총규모를 축소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진단했다. 강만수 산은금융지주 회장은 한발 더 나아가 단기 외환거래에 세금을 매기는 일명 '토빈세'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정부는 이 같은 지적의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자칫 외국투자가들의 이탈을 조장할 수 있다며 신중론을 펴고 있다. 기획재정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현재의 자본유출입 변동 규제장치가 완성본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면서도 "다만 당장 새로운 규제를 추가하거나 기존 규제의 강도를 높일 경우 시장에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고 말했다.

2011년 6월 23일 목요일

[한국인] 한국인의 가치관, 한국인의 정서, 한국인의 성향과 국민성, 한국인의 민족주의 심층 분석

Ⅰ. 개요

Ⅱ. 한국인의 전통적 가치관
  1. 경천사상
  2. 조화정신
  3. 생명존중사상
  4. 평화애호사상
  5. 선비정신
  6. 장인정신
  7. 공동체의식
  8. 경로효친사상
  9. 풍류정신

Ⅲ. 한국인의 정서
  1. 부정적인 면
    1) 집단 순응주의
    2) 철저하지 못한 직업의식
    3) 은밀하고 복잡한 의사소통방식
    4) 체계적이지 못한 사고
    5) 자기해명과 책임회피
    6) 타력의존의 심성
  2. 긍정적인 면
    1) 선비정신
    2) 지혜와 남을 혜아리는 마음
    3) 참고 견디는 마음
    4) 덕과 평등의식의 중요성
    5) 공동체 의식

Ⅳ. 한국인의 성향
  1. 한국 국민의 성향 중 바람직한 것
    1) 공동체 주의
    2) 근면함
    3) 교육열
    4) 넉넉한 인심
    5) 경로 효친의 사상
    6) 온정주의
  2. 한국 국민의 성향 중 바람직하지 않은 것
    1) 체면치레
    2) 무분별한 통신언어
    3) 나쁜 일은 네 탓
    4) 조급함
    5) 물낭비(물부족 국가)
    6) 운전도중 끼어들기
    7) 화가 난 것처럼 표정이 항상 굳어있다

Ⅴ. 한국인의 민족주의
  1. 민족주의의 특성
  2. 민족주의의 과제

참고문헌



국민적 정체성은 근대적 산물이다. 그것은 국민국가의 형성과 그것들간의 경쟁과 전쟁으로 점철되는 국제정치체제의 발전과정에서 생겨난다. 한국의 경우, &국민&적 정체성은 일제 등의 열강에 대한 저항과정에서 싹텄고 다른 한편으로는 총독부 명령체제하에서 이루어진 황국신민교육의 결과로 정착되었다. 근대의 내셔널리즘은 기본적으로 국가 구성원간의 형식적 법적 평등을 기초로 한다. 따라서 그것은 봉건적 신분질서와는 모순되는 운동이다. 그러나 우리가 자생적인 근대적 개혁이 좌절되면서 식민화되었던 역사적 경험으로 말미암아 국민적 정체성에는 매우 전근대적인 요소가 스며들게 되었다. 혈연집단 및 가문, 마을 공동체 수준에서 집단을 인식하였던 봉건시대의 세계관이 근대적 국가와 국민의 개념에 상당부분이 이전되었다.
한국은 근대적 개혁을 자생적으로 이루기전에 식민화되었고 그 결과 한국의 근대적 문화 안에는 식민지적 강박이 녹아있다. 식민주의에 대한 저항은 일정하게는 근대에 대한 전근대의 저항 및 반근대와 근대적 개혁에 대한 지향성을 포함한다. 역으로 우리 역사에서 근대에 대한 지향은 식민지적 흡수에 대한 우려를 떨구어낼 수가 없었다. &근대화는 민족독립을 위한 방편으로 인식되었거나, 아니면 식민성과의 결합 때문에 경원시 되었다&는 지적은 바로 식민지적 근대성의 자기 모순을 적절히 표현하고 있다. 그 결과 전근대성은 식민지 경험을 통하여 제국주의적 지배에 맞서는 방어벽의 일부로 유지된 측면이 있다. 더욱 중요한 것은 일본이라는 후발국 제국주의가 식민지 통치를 위해 식민지전 조선사회에 존재하던 전근대적인 질서를 근대의 도구적 이성과 결합시켜 오히려 강화한 측면이다. 식민지적 근대성이 근대성에 비해 차별화 되는 측면이 있다면 그것은 전근대성의 온존과 강화다. 그후 이루어진 성공적인 근대화, 즉 산업화가 근대성의 부분적 성취에 머물게 된 중요한 원인은 바로 이러한 배경에서 나온다. 근대적 공공성에 턱없이 못미치는 시민윤리, 혈연 및 지연, 학연 등에 토대한 반능력주의적 결정구조, 가부장적인 성차별문화는 이러한 식민지적 근대성이 이월한 전근대성의 이름으로 포괄될 수 있다.
국민국가적 정체성의 전근대성은 다방면에서 보인다. 국가라는 말 자체가 가족의 확대판으로서 국가를 의미하는 전근대성을 함축하고 있지만 21세기 한국의 국가 역시 봉건적 의미 규정에서 자유롭지 않다. 주권의 일시적 피양도자인 정부 최고 수반은 국가 지도자로서 왕의 이미지를 갖고 있다. 대통령에 대한 충성을 맹세하고 필요 이상으로 허리를

2011년 2월 12일 토요일

통기타, 다시 청춘의 감성을 흔들다


» 홍대 인근 카페 ‘언플러그드’에서 기타를 배우고 가르치는 젊은이들. 왼쪽부터 신윤주, 박미령, 김종빈씨.



20~30대 여성에 인기…슈스케 2 이후 ‘따뜻한 울림’에 끌려
공원에 자리를 잡은 젊은 남녀가 주섬주섬 꺼내든 건 통기타. “돈 기브 업 투 러브~”(don’t give up to love) 둘은 자연스럽게 화음을 맞추기 시작한다. 최근 방영중인 20대를 타깃으로 한 커피 광고의 한 장면이다. 지난해 신드롬을 일으켰던 엠넷 <슈퍼스타 케이(K) 2>를 이야기할 때 결코 빼놓을 수 없는 것도 통기타다. 장재인을 비롯해 김지수·강승윤·김그림이 기타를 메고 있지 않았다면 ‘신데렐라’의 어쿠스틱 하모니는 탄생할 수 없었을 게다.
파릇파릇한 21세기 청춘들이 통기타를 들고 있다. 티브이나 영화 등 영상매체를 통해 친근해진 통기타를 직접 배우려고 나서는 것이다. 요새 낙원상가에선 초보자들이 주로 쓰는 10만원대 기타가 동이 날 지경이란다. 인터넷엔 아이유나 서현 등 연예인들이 들고 나온 기타 모델이 무엇인지 묻는 질문이 가득하다. 특히 주목할 만한 건 주요 문화소비층인 20~30대 여성 기타 인구의 증가 추세다. 놀 것도 많고 할 것도 많은 요즘 청춘들에게 통기타는 어떤 ‘맛’일까.
통기타 치며 밤새 노래를 부르는 건 아저씨 문화 아니었던가. 지금 통기타를 배우는 이들에게 이는 꼭 해보고 싶은 ‘로망’이다. 올 1월부터 서울 홍익대 인근 문화기획집단 ‘상상공장’이 마련한 통기타 강좌를 듣고 있는 직장인 강동옥(26·여)씨도 통기타를 치는 건 그저 꿈이었을 뿐이다. 그를 행동에 나서게 한 이들은 통기타를 든 여성 뮤지션들. 티브이에서 통기타를 치며 꾀꼬리 같은 목소리로 노래하는 그들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나라고 못할쏘냐” 용기가 생겼다. 실력이 쌓이면 명동같이 사람 많은 곳에 나가 ‘버스킹’(길거리 공연)에 도전하고 싶다.
통기타 반주에 노래를 불러본 이들은 특별한 ‘희열’이 있다고 말한다. 대학생 신윤주(20·여)씨는 노래방 기계음이 아닌 통기타 선율에 맞춰 노래 부르는 게 좋다. “기타 음색이 제 노래 실력을 커버해준다는 생각이 들어요. 가수들처럼 노래를 하지 못하더라도 즐길 수 있죠.” 남자친구에게 이벤트를 해주기 위해 기타를 잡았던 직장인 이정희(31·여)씨도 반주에 맞춰 노래 부르는 ‘맛’을 알아버렸다. 학원을 찾아 두달간 손가락이 ‘피 터지게’ 연습해 영화 <원스> 주제곡 ‘폴링 슬롤리’(Falling slowly)를 마스터했다. “내가 좋아하는 곡을 기타로 치면서 노래를 부르면 기분이 너~무 좋아요. 제대로 배워서 더 어려운 곡도 치고 싶죠.”
초보자들 울리는 ‘마의 F 코드’





품에 쏙 안고 연주해야 하는 통기타는, 때론 외로움을 달래주는 친구가 된다. 프리랜서 디자이너 강애진(26·여)씨는 기타를 안을 때 그 기분이 참 좋다. “어릴 때부터 그림 그리는 게 취미였는데, 취미가 직업이 돼버리니 재미가 없더라구요. 스트레스 해소책을 찾는 중에 모델 장윤주씨가 기타를 들고 찍은 화보를 봤어요. 아~ 이거다 싶었죠. 기타를 치면서 누구와 경쟁할 것도 아니고 그냥 가지고 다니는 것만으로도 좋아요.” 피아노를 먼저 배웠다는 싱어송라이터 한희정씨는 곡 작업을 할 때 주로 기타를 이용한다. “소박함·소소함이 있어요 일상의 느낌이 나서 간편하게 작업을 할 수 있죠.”




물론 통기타를 배우겠다는 결심과 포기가 반복되면서 기타 입문곡 중 하나인 ‘등대지기’만 2년째 연습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사진·자전거·필라테스 등을 두루 섭렵한 ‘취미계의 얼리어답터’ 직장인 박아무개(32·남)씨는 지난해 가수 아이유가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우머나이저’(Womanizer)를 통기타 버전으로 부르는 동영상에 필이 꽂혔다. 기타를 치면 연애도 수월할 거란 기대감에 낙원상가로 달려가 아이유가 쳤던 기타와 같은 브랜드 제품을 샀다. 학원에 갈 엄두는 도저히 못 내고 동영상 강의를 보며 독학을 시도했으나 도통 실력이 늘지 않아 지금은 포기한 상태다.
저마다 다른 이유로 통기타 세계에 발을 디딘 이들을 좌절케 하는 첫 관문은 ‘마의 에프(F) 코드’. 검지손가락으로 6줄을 다 눌러야 한다. 연습 또 연습 이외에는 에프 코드를 짚는 비법이 따로 없다. 이렇게 ‘손맛’으로 만들어내는 따뜻한 소리는 통기타의 큰 매력으로 꼽힌다. 와이티엔(YTN) 전진영 아나운서는 3개월째 통기타를 배우고 있는데 매 순간이 포기의 고비였 다고 한다. “굳은살이 박이기 전까지 손가락이 아프고 힘들어요. 그래도 치면 칠수록 처음엔 안 나던 소리도 나고, 그걸 듣다 보면 마음이 안정되고 편안해져요.” 통기타를 들고 나와 자작곡 ‘위드유’를 불러 지난해 엠비시 대학가요제에서 대상을 받은 이인세(23)씨는 고교시절만 해도 비트 강한 메탈음악을 좋아했다. 그러나 점점 전자음이 들어가지 않은 소리에 마음을 빼앗겼다. “그 울림이 좋아요. 좋은 통기타는 침대 위에 앉아서 줄 하나만 튕겨도 소리가 곱거든요.”
기타 닮은꼴 우쿨렐레도 인기
통기타의 높은 벽에 부딪쳐 ‘우쿨렐레’를 찾는 이들도 있다. 하와이 민속악기인 우쿨렐레는 4줄로 돼 있어 6줄짜리 기타보다 배우기 쉽고, 크기도 훨씬 작다. 오카리나·젬베 등에 이어 요즘 ‘대세’ 악기다. 불과 2년 전만 해도 네이버 카페 ‘우쿨렐레속 행복’ 회원 수는 수백명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2만명을 넘어섰다. 서울 통의동에 위치한 참여연대 아카데미 ‘느티나무’에서 우쿨렐레를 배우고 있는 직장인 김현정(27·여)씨는 지난해 작은 손 때문에 통기타 배우기에 어려움을 겪다 우쿨렐레를 발견했다. 깊은 울림은 없지만, 노래 반주가 가능하 고 발랄한 소리가 마음에 들었다. 가벼운 만큼 늘 가지고 다닐 수 있는 휴대성과 앙증맞음이 큰 매력이다. 이 때문에 마니아들은 마치 애완견 다루듯 우쿨렐레에 애칭을 붙여 부르기도 한다. 두살 난 아이에게 전자음 나는 장난감 대신 악기를 사주고 싶어 지난해부터 우쿨렐레를 시작한 이대흥(31·남)씨는 현재 ‘주객이 전도’된 상황이다. 악기에 흠집이라도 날까봐 아이가 만지려고 하면 막아선다. 그에게 우쿨렐레가 선물한 건 여유다. “일상에 치이다 보면 누구나 아름다운 섬으로 떠나 유유자적하며 살고 싶은 마음이 있잖아요. 우쿨렐레를 치는 순간만큼은 하와이에 있는 듯한 환상에 빠져요.” 우쿨렐레는 20~30대뿐 아니라 중장년층 사이에서도 퍼지고 있다. 10살짜리 딸과 함께 우쿨렐레를 배우는 엄윤섭(44·남)씨는 “옛날부터 아이와 함께 악기를 연주하면서 노래를 불러보고 싶었는데, 우쿨렐레는 애들도 할 수 있어 선택했다”고 말했다.



» 참여연대 아카데미 ‘느티나무’의 우쿨렐레 강좌 수강생들.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하모니
따뜻한 손으로 연주하기 때문일까. 통기타나 우쿨렐레는 사람과 사람 사이를 이어준다. 지난달 21일 금요일 밤. 홍대 앞 거리에서도 가장 혼잡한 곳에 위치한 카페 ‘언플러그드’ 안은 바깥과는 사뭇 다른 풍경이었다. 10평 남짓한 공간에 20~30대 남녀 20여명이 옹기종기 모여 차를 홀짝거리며 통기타 공연을 감상 중이다. 밤 12시가 훌쩍 넘어서니 어느새 통기타 여러대가 협연을 하기 시작한다. 이들이 내는 하모니의 울림은 공간을 꽉 채운다. 이날 무대에 오른 이들은 이 카페의 기타강좌 수강생과 노래하고 싶어 찾아온 통기타 음악인이었다. 10여년 전 통기타 동호회에서 만난 주인장 세명이 3년 전 의기투합해 차린 이 카페는 책을 접할 수 있는 북카페처럼 차를 마시며 통기타를 쳐볼 수 있는 공간이다. 다행히(?) 각자 하는 일이 있는 주인장들 덕에 이곳은 가게라기보다 통기타 애호가들의 ‘사랑방’ 구실을 하고 있다. 1년 전부터 이 카페에 드나들었다는 통기타 음악인 이재훈씨는 “여기서 만난 다른 이들과 의기투합해 거리공연을 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곳에서 6개월간 통기타를 배운 뒤 지난 연말 다른 수강생들과 함께 공연을 했던 박미령(23·여)씨는 준비과정이 재밌었다고 회상했다. 혼자 연습하면 지루한데 서로 조언을 해주다보니, 끈끈한 유대감이 생겨났다.
청춘들이 다시 통기타를 드는 현상은 현재 주류 음악으로는 채울 수 없는 감수성 가득한 음악에 대한 목마름을 반영한다. 강동옥씨는 “어릴 땐 유재하 음악 듣고선, ‘뭐야~’ 싶었는데 20대가 넘어서 다시 들으니까 뭔가 (가슴에) 팍 오는 게 있다”고 말했다. 인디 음악계에는 소소한 일상을 통기타 하나에 담아내는 싱어송라이터들이 계속해서 등장하고 있다. 2000년대 중반 이후 거리공연팀도 크게 늘었다.
유행은 돌고 돈다. 오랫동안 주변부에 밀려 있었던 포크음악이 다시 대중들 곁으로 오는 것일까. 엠아르(MR)를 제거하지 않아도 목소리가 고스란히 드러나는 말간 음악, 사람과 사람이 어울려 내는 하모니에 청춘들의 귀가 열리고 있다.
글 박현정 기자 saram@hani.co.kr

■ 낭만 돋는 ‘작업송’
사랑고백 노래는 이벤트계의 고전이다. 비교적 쉽게 기타를 치며 부를 수 있는 ‘작업송’을 꼽아봤다. 이 노래들은 인터넷에서 악보나 동영상 강좌를 쉽게 찾을 수 있다.
제이슨 므라즈 ‘아임 유어스’(I’m yours)
통기타·우쿨렐레 초보자들의 로망인 곡. 가사가 감미롭다. 코드보단 빠른 영어 가사 익히기에 더 애를 먹는다고.
씨앤블루 ‘사랑빛’
코드 4개가 반복되는 게 특징인데 초보자들이 잡기 힘든 하이코드가 하나 포함돼 있음.
뜨거운 감자 ‘고백’
중간에 속도가 바뀌기 때문에, 주법을 한가지로 할 경우 원곡의 맛을 살리기가 어려울 수도.
10센치 ‘오늘밤은 어둠이 무서워요’
요즘 대세인 노래지만 꽤 연습이 필요하다. 오른손으로 줄을 쳐서 소리를 내는 퍼크시브 주법이 들어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