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0월 27일 일요일

독서를 통해 자기를 찾기


  스마트폰 중독에서 벗어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스마트폰은 정보검색이라는 방법을 통해 사용자를 수시 검색 중독 신드롬 상태로 만든다.  정보에 기본적으로 목마른 현대인은 이 중독을 쉽게 빠져 나가기 힘들다.

  이에 반해 독서는 자기 성찰을 할 수 있는 매우 우수한 수단임에도 불구하고, 스마트폰의 강력한 중독의 힘에 밀려 시간을 많이 배당받기 힘들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수단을 제안한다.

  일단 책은 나름대로 관심이 있는 분야의 책을 읽어야 한다.  관심 분야의 책은 개인별로 다를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책을 읽되 읽은 책의 기본적인 사항 (제목, 저자, 출판사, 날짜, 읽은 날짜 등등)과 더불어 그 책에서 재미있게 읽었던 부분 한 문장, 한 대목을 어딘가 노트에 기재하는 것이다.   그렇게 관심있게 읽은 책에 대한 독서의 기록이 남게되고, 나중에 그 글을 쭉 읽어 보면 스스로 관심을 갖고있는 부분이 어떤 부분인지 알게되고, 그렇게 되면 나 자신이 누구인지 좀 더 깊은 차원에서 알아볼 수 있게 될 것이다.

  나도 중고등 학교 때 일기를 쓰기는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지만, 시 노트를 쓰는 것은 좋아했다.  그 시 노트에 적힌 글을 보면 그 때 당시의 나의 생각과 고민의 흔적이 그대로 보여 매우 재미 있다.

2013년 10월 24일 목요일

아르헨티나의 technical default

아르헨티나에 최근 출장 다녀온 동료로 부터 들은 이야기. (2013년 10월)

 아르헨티나는 과거 포클랜드 해전 사건으로 영국과 사이가 좋지 않았었다.  그 이후 유럽과의 교역량도 줄고, 인근 브라질과도 좋은 관계를 유지하지 못해 국제무역에 있어서 원만한 교역을 할 수 없었고, 그 결과수출입대금을 결재하기 위한 달러를 계속 미국으로부터의 차입에 의존하다가 급기야 2000년대 초반에 외환반출금지 및 외국 부채 지불 중단을 선언하게 되었다.

 이후 해외로부터차입한 외환에 대해서 전체 금액의 10% 만을 지불하겠다고 중재안을 내었고, 채권자의 절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던 미국의 채권자 중 90% 가 이에 동의하자, 우선 미국에 분기별로 이전 차입금의 10%를 순차적으로 이체하였다.  그런데 미국내 채권자 중 동의하지 않았던 10%가 전체 동의를 얻지 못한 송금에 대한 부당성을 미국내 법원에 재판을 청구하였고, 그 결과 미국내 90%의 채권자는 절차적인 문제점 등으로 인해 10%의 채권자들에게 패소하게 되었다.  그리하여 기존 미국에 이체되던 대금조차도 10%의 소수 채권자들이 차압하게 되자, 더 이상 채권의 이행을 지속할 수 없다고 판단한 아르헨티나 정부는 더이상 송금을 중단하게 된다.

 이후 아르헨티나는 외환거래가 거의 중단되게 된다.  공시 아르헨티나 페소-달러 환율이 1달러당 5.9 페소였지만, 실제 시장에서 거래되는 환율을 1달러당 10페소가 넘었으며, 그조차도 정부에서 허가한 소수의 지정은행 지점에서만 제한적으로 거래되었다.  외국인 관광객은 공항에서 조차 사용하다 남은 페소를 달러로 교환하지 못하게 되었다.  (한국의 어느 은행도 페소화를 환전해 주지 않는다.)

 설상가상으로 아르헨티나의 주요 수출품목중 하나인 식량등 농산물 수출도 정부가 수출에 부가하는 엄청난 수출세 (40~50%)를 견디다 못해 농부들이 더 이상의 정부를 통한 수출을 중단한다는 선포를 하였고, 이후 아르헨티나 농산물의 공식적인 수출은 이루어 지기 어려운 환경이 되었다.

 이에 따라,아르헨정부에서는 남방의 섬을 하나 지정하여 수출자유지역으로 지정하고, 해당 섬에서 생산되는 물품은 무관세로 수출이 가능하도록 하고, 다만 아르헨티나 자국으로의 수입은 금지하는 법안을 만들었다.  이로인해, 이 섬에서는 외자계 기업들이 공장을 설립하여 젊은 아르헨티나 인들을 고용하여 값싼 노동력과 세금의 혜택을 보면서 해외 생산기지로서 활용하도록 되었다.

2013년 6월 25일 화요일

부정과 포기의 차이점

부정이란 대상에 대해서 내가 가지고 있는 상식을 뛰어넘는 측면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고 포기란 대상이 가질 수 있는 미래에 다한 가능성을 모두 거절하는 것이다.

2013년 1월 30일 수요일

Our deepest fear is that we are powerful beyond measure



A Return to Love: Reflections on the Principles of "A Course in Miracles", Ch. 7, Section 3 (1992)


By Marianne Williamson


Our deepest fear is not that we are inadequate. 
Our deepest fear is that we are powerful beyond measure. 
It is our light, not our darkness that most frightens us.' 
We ask ourselves, Who am I to be brilliant, gorgeous, talented, and fabulous? 
Actually, who are you not to be? You are a child of God. Your playing small does not serve the world. 
There's nothing enlightened about shrinking so that other people won't feel insecure around you. 
We are all meant to shine, as children do. 
We were born to make manifest the glory of God that is within us. 
It's not just in some of us; it's in everyone and as we let our own light shine, we unconsciously give others permission to do the same. 
As we are liberated from our own fear, our presence automatically liberates others.

2013년 1월 29일 화요일

[빌게이츠 기고] 가장 어려운 문제에 도전하다 WSJ

우리는 21세기의 세상을 어떻게 하면 더 나은 세상으로 만들 수 있는지 그 교훈을 산업 시대의 아이콘에서 찾을 수 있다. 바로 증기 기관이다.
증기력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혁신을 필요로 했다. 윌리엄 로젠의 연대기 ‘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아이디어(원제: The Most Powerful Idea in the World)’만 봐도 알 수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혁신을 꼽자면 엔진의 에너지 출력을 측정하는 새로운 방법이 개발된 것, 그리고 매우 좁은 거리를 측정할 수 있는 마이크로미터가 발명된 것을 들 수 있다.
로젠의 저서에 따르면 이 같은 측정 도구들이 있었기에 발명가들은 점진적으로 설계를 변경할 때마다 엔진 개량에 필수적인 개선(출력 증가와 석탄 소비량 감소 등)효과가 나타나는지 판단할 수 있었다. 여기에 더 큰 교훈이 있다. 정확한 측정이라는 피드백이 없다면 혁신은 “가물에 콩나듯 불규칙하게 나타날 수 밖에 없다”고 책은 전한다. 측정을 통한 피드백이 있어야만 혁신이 “보편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European Pressphoto Agency
빌 게이츠.
지난 한 해 동안 나는 인류의 생활 여건을 개선하는 데 정확한 측정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관찰했다. 명확한 목표를 세우고 나서 목표를 항해 나아갈 때 나침반이 되어줄 측정법을 찾는다면 놀라운 발전을 성취할 수 있다. 로젠이 말한 것과 유사한 피드백 구조다.
너무나 기초적인 일처럼 들린다. 하지만 실제로 이러한 피드백 과정이 얼마나 자주 무시되고 있는지, 이를 바로 잡기는 또 얼마나 힘든지 안다면 놀랄 것이다. 역사적으로 해외 원조는 총 투자금액(인풋)의 관점에서만 측정돼 왔다. 실제 사람들의 삶에 얼마나 도움이 됐는지(아웃풋)는 측정되지 않는다. 이 같은 문제는 미국 내에서도 발견된다. 전 세계적으로 교사의 수행능력을 측정하는 혁신적인 방법이 개발됐음에도 미국내 교사의 90% 이상이 어떻게 수행능력을 향상시킬지에 대한 피드백을 전혀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혁신(새로운 백신, 개량 씨앗 등)은 그것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전해지지 않으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새로운 도구와 서비스를 필요한 병원, 농가, 교실 등에 전달해 줄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을 찾기 위해서는 혁신적인 측정법을 찾아내야 한다.
나는 지난 한 해 동안 측정 시스템이 효과적인 결과로 이어진 수 많은 사례들을 찾아냈다. 콜로라도의 한 학교에서부터 저 멀리 에티오피아의 보건소에 이르기까지 그러한 사례는 비일비재했다. 우리 재단은 이러한 노력들을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여기서 그쳐서는 안 된다. 전 세계 정부와 재단들이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는 상황이지만, 우리는 증기기관의 교훈을 가슴 깊이 되새기고 그 교훈을 나침반 삼아 인류가 마주한 최대 과제들을 풀어내야 한다.
측정 시스템이 세계적인 변화를 이끌어 대대적인 성공을 거둔 사례 중 하나로 2000년 UN이 서명한 협약을 들 수 있다. 전세계 189개국이 조인한 새천년개발목표(MDG, Millennium Development Goals)는 2015년까지 주요 분야(보건, 교육, 기초 소득 등)에서 특정 성과율을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작성됐다. 당시 이 협약에 대해 지금까지 UN과 정부에서 내놓은 숱한 약속들과 마찬가지로 유야무야될 것이라는 회의적인 시각이 지배했다. 지난 수십 년 동안 영양결핍에서부터 인권문제에 이르기까지 글로벌 과제들을 해결하겠다는 선의의 공약이 쏟아져 나왔으나 진척상황을 측정하는 로드맵은 부재한 경우가 태반이었다. 하지만 MDG는 광범위한 여론의 지지를 받았을 뿐만 아니라 최우선 순위 과제에 집중했으며 분명하고 확실한 목표를 세웠다는 점이 달랐다.
에티오피아의 경우 2000년 MDG에 서명할 당시 전국민에게 1차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야심찬 계획과 함께 명확한 목표치를 내놓았다. 아동 사망률을 3분의 2 가량 줄이겠다는 구체적인 수치는 명확한 목표 수립으로 이어져 성공 또는 실패를 가늠할 수 있는 잣대가 됐다. 에티오피아의 이같은 공약 결과 1차 의료 서비스 개선 활동에 제공된 기부금도 급증했다.
또 지역 보건소 네트워크를 성공적으로 확립해 준 인도 케랄라 주의 원조로 에티오피아는 2004년 자체 프로그램을 출범, 오늘날 1만5,000개가 넘는 보건소에 3만4,000여명의 의료 인력이 근무하고 있다. (네트워크를 통해 전국 보건소들을 비교함으로써 상위 보건소의 사례를 확대시킨 이 시스템 역시 측정 기반 피드백이 가져온 최대 효과라 할 수 있다.)
지난해 3월 나는 에티오피아의 달로차 지역에 위치한 저머나 게일 보건소를 방문했다. 벽에는 예방접종과 말라리아 환자의 차트 등 다양한 의료 정보가 가득했다. 이 정보는 정부 당국이 확인하는 시스템에 입력된다. 이 자료를 기초로 당국은 효과적으로 운영되지 않는 보건소들을 파악해 필요한 조치를 취한다. 이 시스템 덕에 정부는 지난 몇 년 간 말라리아와 홍역의 전염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었다. 이보다 더 중요한 건 예전에는 에티오피아 시골지역의 아동 출생 및 사망률에 대한 공식 기록이 전무했다는 점이다. 지금은 정부에서 면밀히 조사하고 있다.
의료진은 보건소에서 근무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임산부와 환자의 집을 직접 방문하기도 한다. 이들은 각 가정에 말라리아 간염 예방을 위한 모기장과 변소가 있는지, 응급 처치 교육 등 기본적인 건강 및 안전 실습은 받았는지 등 보건 현황을 파악한다. 상당히 단순한 절차같지만 에티오피아 국민들의 삶을 극적으로 향상시키는 효과를 가져왔다.
달로차에 사는 한 젊은 어머니의 이야기를 예로 들어 보겠다. 세브세빌라 나시르는 1990년에 태어났다. 에티오피아 아동 중 20% 정도가 생후 5년을 넘기지 못하던 때였다. 세브세빌라의 형제자매 6명 중 2명도 어려서 세상을 떠났다. 이처럼 열악했던 이 지역 주민들의 삶이 달로차에 보건소가 설치된 이후 달라지기 시작했다. 지난해 임신한 세브세빌라는 꼬박꼬박 정기검진을 받고 있다. 출산일이었던 지난해 11월 28일에는 보건소로 가서 산파의 도움을 받으며 7시간 동안 진통 끝에 딸아이를 출산했다. 아이가 태어나자마자 한 의료진이 아이에게 소아마비와 결핵 예방 접종을 맞혔다.
에티오피아에서는 아이가 생후 몇 주를 넘기지 못하는 일이 잦아 이름을 나중에 지어주는 것이 관례다. 세브세빌라도 3년 전 첫 아이를 출산했을 때 이러한 전통에 따라 한 달 뒤에나 아이 이름을 지어줬다. 하지만 이번엔 달랐다. 아이를 잃을 염려가 없다고 확신한 그는 아이가 태어난 그날 예방 접종 카드의 이름란에 ‘아미라’(아랍어로 ‘공주’를 의미)라고 적었다. 비단 세브세빌라도뿐만이 아니다. 에티오피아의 많은 부모들 사이에서도 이런 추세가 나타나고 있다.
1990년 이후 아동 사망률을 60% 이상 낮춘 에티오피아는 2015년까지 아동 사망률을 1990년 대비 3분의 2로 감소시키겠다는 새년천목표의 달성을 향해 힘차게 나아가고 있다. 설사 전 세계가 MDG를 달성하지는 못한다 해도 어쨌든 성과를 달성한 것만은 사실이다. 전 세계 5세 이하 아동의 사망률은 1990년 1,200만 명에서 2011년 690만 명으로 (인구 증가에도 불구하고) 급감했다.
측정 시스템이 가져온 성공 스토리는 소아마비 퇴치운동에서도 찾을 수 있다. 1988년부터 전 세계 의료 기관들은 (각국 정부와 함께) 소아마비 퇴치 목표를 수립했다. 정치적인 의지에 초점을 맞추고 대규모 예방접종 캠페인에 대한 자금 지원을 골자로 했다. 이후 2000년 무렵에는 소아마비 바이러스가 거의 퇴치되다시피해 현재 전 세계적으로 감염 사례는 1,000건 미만이다.
하지만 이 마지막 남은 감염 사례를 없애는 것이 가장 어려운 부분이다. 감염이 확산되는 것을 막으려면 의료진들은 소아마비가 유행하는 국가에 있는 5세 미만 아동 거의 전부에게 일 년에 몇 번씩 예방접종을 실시해야 한다. 현재 소아마비 유행국은 나이지리아, 파키스탄, 아프가니스탄 등 세 곳에 불과하다. 나는 4년 전에 소아마비 박멸이 왜 이렇게 어려운 것인지 그 이유를 찾기 위해 직접 북부 나이지리아를 찾았다. 그곳에선 일상적인 공공 의료 서비스조차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었다. 정기적으로 예방접종을 맞는 아이들이 절반도 안됐다. 무엇보다 큰 문제는 그 지역에 있는 숱한 소규모 정착촌들이 백신 접종 대상 지역을 나타내는 지도에서 누락돼 있었다는 점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캠페인 관계자들은 북부 나이지리아에 있는 고위험군 지역들을 일일이 찾아다녔다. 이 덕분에 예방접종 캠페인 대상에서 누락돼있던 3,000 곳을 리스트에 추가할 수 있었다. 캠페인에서는 또 고해상도 위성사진을 이용해 정밀도가 훨씬 높은 지도도 제작했다. 그 결과 관리자들이 종두의사(백신 접종 의료진)들의 위치를 효과적으로 파악할 수 있게 됐다.
뿐만 아니라 이 프로그램에서는 종두의사들을 위한 GPS 어플 탑재 스마트폰을 시범 사용 중이다. 스마트폰에서 종두의사들의 위치 추적 데이터를 다운로드 받음으로써 관리자들은 그날 그날 이동경로를 확인, 할당된 경로와 비교할 수 있다. 이렇게 하면 경로에서 누락된 지역이 발견되는 경우 재방문 할 수 있게 된다.
나는 이와 같은 측정 시스템을 십분활용한다면 향후 6년 내로 소아마비 박멸 임무를 완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고있다. 또한 정기 예방접종을 비롯해 기타 의료 활동을 확대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측정 시스템이 대대적인 개선효과를 낳고 있는 또 다른 분야는 바로 교육이다.
지난해 10월 아내와 나는 콜로라도 베일 인근의 이글밸리 고등학교를 방문해 스무 명 남짓의 학생들 틈에서 수업을 들었다. 교사 메리 앤 스타브니가 논픽션 소설을 쓰는 방법에 대해 수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그는 학생들 사이를 왔다갔다 하면서 적극적인 수업 참여를 유도했다. 우리는 그가 학교의 수석교사가 된 이유를 잘 알 것 같았다. 수석교사란 학교에서 성과가 가장 우수한 교사에게 부여되는 직책으로 이글 카운티의 교사평가제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수석교사인 스타브니의 업무를 통보하는 건 다름 아닌 우리 재단에서 지원하고 있는 3개년 프로젝트다. 효과적인 교사 평가 및 피드백 시스템을 구축하는 방법을 찾아내기 위한 목적으로 출범했다. 담임교사 3,000명이 입력한 자료를 바탕으로 교사의 업무성과를 평가할 수 있는 몇 가지 방법을 학교측에 제시하는 프로젝트다. 시험 성적, 학생들의 설문조사, 전문 평가사의 의견 등이 포함된다. 지난 학년 동안 이글 카운티에 있는 교사 470명은 각각 3차례에 걸쳐 평가를 받는가 하면, 수석교사와 교장 및 멘토 교사 등의 수업관찰도 최소 9차례 이상 받았다.
이글 카운티의 교사 평가 시스템은 교사들에게 평가 점수만 주는 것이 아니다. 교사들이 자신만의 강점을 구축하고 개선시킬 수 있는 부분에 대한 구체적인 피드백도 제공한다. 일대일 코치는 물론, 멘토 교사와 교장들이 매주 그룹 회의를 주재해 교사들이 노하우를 공유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교사들은 수업관찰 평가와 학생 성취도에 기반해 연봉 인상 및 보너스를 받는다.
이 프로그램은 현재 자금 압박을 받고 있지만 지금까지 이글 카운티는 교사 평가 및 지원 제도를 차질없이 운영해 오고 있다. 지난 5년 간 이글 카운티 지역 학생들의 시험 성적이 꾸준히 향상될 수 있었던 것도 이 프로그램 덕분이다.
미국은 학생들의 학업성취도에 있어 아시아와 북부 유럽 국가들에 뒤처져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미국의 초증등 교육에서 거둘 수 있는 가장 중대한 변화는 바로 수준 높은 교사 피드백 시스템을 구축해 충분한 자금을 지원하고 교사들의 신뢰를 얻는 일이다.
이 외에도 측정 시스템을 통해 인간의 삶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는 분야는 무궁무진하다.
앞으로도 우리는 가난한 나라의 의료 담당 공무원들의 업무성과를 측정하는 방법을 개선해 나가야 한다. 이들은 백신과 교육 등을 가장 필요한 사람들에게 전달하는 중요한 연결고리 역할을 한다. 그런 그들에게 트레이닝은 적절히 제공되고 있는가? 이들이 출근은 제대로 하고 있는가? 어떻게 하면 측정 시스템을 통해 이들의 업무성과를 향항시킬 수 있을까?
미국에서 우리는 대학들을 평가할 때도 이들이 생산해내는 가치(아웃풋)를 측정해야 할 것이다. 현재는 대학 평가는 신입생들의 입학점수와 학교의 네임밸류 등 ‘인풋’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이 사실이다. 만약 대학들의 취업 현황 등을 기준으로 성적을 매긴다면 학생들에게 더욱 득이 될 것이다. 이 경우 학생들은 어느 대학에 들어가야 학비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을지 알 수 있게 된다.
농업 분야에서도 글로벌 생산성 목표를 정하면 각국에서 그동안 중요하지만 도외시 해왔던 부분들에 주력하게 될 것이다. 즉 빈곤에 허덕이고 있는 영세농 수억명의 효율성과 생산량을 측정하는 일이다. 또 개발도상국과 기부국 등 각국 정부가 어떤 식으로 이들 영세농을 돕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원조 성적표’를 공개한다면 글로벌 빈곤 문제를 해소하는 데에도 크게 도움이 될 것이다.
나는 질병, 감염, 영양실조 등 리스크에 대한 노출이 아이들의 잠재력(학습 능력과 사회 기여 능력 등)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측정하는 방법을 찾아낼 수만 있다면 요술 지팡이라도 휘두르고 싶은 심정이다. 이러한 리스크들의 광범위한 영향력을 수량화해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는 측정 시스템이 절실하다.
지난 15년 동안 최빈민층의 삶은 그 어느 때보다 급속도로 개선됐다. 향후 15년 동안에는 더 큰 수확을 거둘 수 있으리라 낙관한다. 앞서 나는 명확한 목표를 설정하고 적절한 접근법을 선택한 뒤 결과를 측정한 다음, 그 측정 결과를 이용해 우리의 접근법을 개선하는 과정을 계속 되풀이하는 과정을 기술했다. 이 과정은 다양한 도구와 서비스를 필요한 모든 사람들에게 전달하는 데 보탬이 된다. 수혜자는 미국의 학생들이 될 수도, 아프리카의 어머니들이 될 수도 있다. 오래 전 증기 기관의 선로를 따라가는 과정에서 측정 시스템을 나침반으로 삼는다면 진보가 “가물에 콩나듯 불규칙하게 나타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우리는 진보를 보편화할 수 있다.